220명 지갑 보유자 초청, 다수 외국인…정치적 파장도
비공개 행사, 백악관 “국익 위한 결정”
언론과 카메라 출입은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저녁 만찬 자리를 두고, 세계 각지 암호화폐 부호들이 수천만 달러어치 밈코인을 쓸어 담았다. 이 중 다수는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코인 지갑 주소와 별명만으로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확보했다고 1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지난달, 트럼프의 밈코인 운영 주체는 상위 220명 보유자에게 워싱턴 인근 프라이빗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자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만찬은 오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다양한 국적의 고액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참석하며, 상당수는 실명이나 국적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행사 주최 측은 참석자 전원을 사전 조사한다고 밝혔으나, 언론과 카메라의 출입은 금지됐다.
저스틴 선
오피셜트럼프 만찬 이벤트 1위인 ‘Sun’ 주소는 HTX 거래소의 콜드월렛으로 트론 창립자이자 업계 유명인사인 저스틴 선 소유 주소로 추정되고 있다.
아이스
2위는 싱가포르 기반의 암호화폐 커뮤니티 ‘밈코어’는 약 1800만달러(약 250억원) 상당의 코인을 확보하며 만찬 참여권을 확보했다. 밈코어 측은 공동창업자 ‘아이스(Ice)’가 트럼프와 직접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밈코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투자자 6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비즈니스개발 책임자인 체리 쉬는 “트럼프는 인터넷 밈의 전설 같은 인물”이라며, 트럼프와의 만찬이 업계 규제에 대한 그의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글
익명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인물 중에는 ‘오글(Ogle)’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암호화폐 보안 전문가도 포함돼 있다. 그는 32억원어치 이상 트럼프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글은 과거 도난당한 암호화폐 회수를 도왔던 인물로, 트럼프의 또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도 고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MGX 및 바이낸스와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레이트 테크놀로지스
한편, 미국-멕시코 국경 물류 전문 기업 ‘프레이트 테크놀로지스’는 트럼프 코인 매입으로 대외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지갑 분석 결과 120만달러 수준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디너 초청 기준인 220위에는 미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피셜트럼프 운영사
밈코인 프로젝트는 트럼프 그룹과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라는 델라웨어 등록 기업이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10억 개 발행량 중 80%를 이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향후 3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해당 코인은 트럼프 취임 전날 최고 75달러까지 급등했으나, 최근 가격은 약 13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밈코인 거래를 통해 트럼프 및 관련 지갑에 유입된 수수료는 현재까지 약 4300만달러(약 6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재선 캠페인과 별도로 운영되는 이 사업은, 사실상 밈코인을 통해 대통령과의 접촉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다.
美민주당 강한 반발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에게 보낸 서한에서 “권위주의 국가나 이들과 연계된 기업이 트럼프 일가에 이득을 주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한 일 중 가장 부패한 사례”라고 표현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친암호화폐 성향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이번 행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국회의원이 돈 받고 국회 투어를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진영은 코인 보유자 대상 NFT 발행과 포인트 보상제 등 후속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초청자들은 디너 후 ‘트럼프 다이아몬드 핸드 NFT’를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