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S&P500 3월 3일 이후, 나스닥 2월 28일 이후 최고치
공급망 우려는 지속, 기업들 “명확한 지침 필요”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세계 최대 두 경제국 간 무역전쟁이 일시 중단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양국의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각각 인하하고 해당 조치를 90일간 유지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중국은 4월 2일 이후 발효한 희토류 등 첨단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수출 제한 조치도 철회하기로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제이미슨 그리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멈춰섰던 약 6000억달러(약 840조원) 규모의 미중 교역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금융시장이 반응했다. S&P500지수는 3월 3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월 28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금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가 줄며 하락했다. 또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13일 현재 아시아 주요 거래시간대에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중국이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양국 모두에 훌륭한 일이며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조적 무역 불균형, 미국의 제조업 공동화 문제, 펜타닐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 문제 등 근본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 정상화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이 나왔다.
중국 관영 CCTV는 “미중 간 경제협력은 광범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일주일 전보다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국 측 무역 협상 대표단을 이끈 베센트 재무장관은 “양측 모두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는다”며 “균형 있는 무역을 위한 의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는 “이번 조치는 미국의 퇴각일 뿐이며 중국은 보복 조치만 철회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통상 고문 출신인 켈리 앤 쇼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대로 무역 불균형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여전히 일부 품목에 대해 이전 정부에서 부과한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100%, 태양광 제품에는 50%의 관세가 남아 있으며, ‘디미니미스’ 기준(소액 전자상거래 면세 혜택) 철회 조치도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내 소매업체는 30%의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항만청의 진 세로카 국장은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가전업체 앱트일렉트로닉스의 마이크 앱트 공동대표는 “일관성이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며 “상황이 유동적이라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