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회사인 유리존 SLJ 캐피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달러의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가 놀라운 속도로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달러가 지난 1년 동안 8% 하락했으며, 이는 과거 연평균 하락 속도의 10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달러 기축통화 지위 약화의 원인
유리존 SLJ의 애널리스트 조아나 프레이레와 스티븐 젠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침식이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2022년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한 이유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력하게 시행한 점을 꼽았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는 비축 통화를 보유한 국가들에게 달러 자산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 의존 증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고립되면서, 중국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높였다. 이는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에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달러 준비금 비중 감소
유리존 SLJ는 전 세계 외환 보유고에서 미국 달러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고 전했다.
- 2003년: 약 66%
- 2021년: 55%
- 2022년: 47%
특히, 2022년 한 해 동안 달러 점유율이 8% 감소한 것은 예외적인 수준으로, 과거 연간 평균 하락 속도의 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달러 지위 유지 전망 및 경쟁 심화
유리존 SLJ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단기간 내에 상실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통화 거래 회전율에서 달러의 점유율은 88%로, 2010년의 85%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달러가 여전히 글로벌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가 유일한 지배적 통화가 아니라, 위안화 등 경쟁 통화와 함께 다극화된 통화 체제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달러 지위 변화의 시사점
-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부 국가는 무역 결제와 준비 통화에서 위안화와 같은 대안 통화를 점점 더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이 탈달러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달러는 여전히 국제 금융 시장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작된 글로벌 통화 질서의 재편은 다양한 통화와 자산 간의 균형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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