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에바 총재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뢰 붕괴와 생산성 저하 유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무역 체계 개편으로 인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경기 침체(recession)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2025년 IMF·세계은행 춘계회의를 앞두고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연설에서 “무역은 계속되겠지만, 혼란은 비용을 유발한다”며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경제 활동을 둔화시키며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중심 외교는 글로벌 무역의 불확실성을 부추기고 있다”며 “무역 긴장은 주로 신뢰의 붕괴에서 비롯됐고, 이는 세계화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오는 22일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2025년 글로벌 성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은행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는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해 무역 질서 재편 속 글로벌 경제를 진단할 계획이다.
WTO는 앞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상품 무역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며 주된 원인으로 미국의 무역 정책 기조를 비난했다. 이와 함께 HSBC는 이번 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5%에서 2.3%로, 2026년은 2.7%에서 2.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점을 근거로 2025년 세계 GDP 성장률을 3.3%로 상향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무역 재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IMF의 입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구체제 보존 아닌 신질서 구축에 집중해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통합은 수많은 인구를 빈곤에서 구해냈고, 전반적으로 세계를 더 낫게 만들었다”면서도 “그러나 그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간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오프쇼어링(해외 이전)과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을 국제 경제 시스템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총재는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중국의 민간 소비 진작 ▲유럽의 자본시장 통합 및 국방·인프라 지출 확대 ▲미국의 정부 부채 감축을 제시했다.
또한 “지금은 과거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현재 두 번째 5년 임기의 7개월 차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