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 규모 리스테이킹 자산 보호 위한 보안 메커니즘 가동 시작
이더리움 기반 리스테이킹(Restaking) 프로토콜 아이겐레이어(EigenLayer)가 핵심 보안 기능인 ‘슬래싱(Slashing)’ 기능을 17일 도입했다. 슬래싱은 악의적 행위자에게 담보를 몰수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보안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다.
아이겐레이어 창립자 스리람 칸난은 “이제야 아이겐레이어가 약속한 비전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roof of Stake) 구조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용자가 이더리움(ETH)을 스테이킹한 뒤 이를 다시 여러 프로토콜에 ‘리스테이킹’하여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지난해 메인넷 출시 당시에도 슬래싱 기능이 빠져 있어, 보안 우려와 함께 ‘기술보다 약속이 앞섰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현재 아이겐레이어는 70억 달러(약 9조 8,000억 원) 이상의 리스테이킹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39개의 AVS(Actively Validated Services)가 이를 기반으로 보안을 위탁하고 있다.
AVS별 선택적 슬래싱 적용…책임성 강화
슬래싱 기능은 AVS 운영팀의 자율적인 참여(opt-in) 방식으로 도입된다. AVS 운영팀은 자체적으로 슬래싱 조건을 설정하고, 악의적 행위자에게 처벌을 부과할 수 있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및 다양한 토큰을 제3의 운영자(operator)를 통해 위탁 운영하며, 운영자는 위탁 자산을 다양한 AVS에 분배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슬래싱은 운영자가 올바르게 AVS를 운영하도록 유도하는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칸난은 “온체인 조건에 따라 악의적 행위가 입증되면 스테이크 전부 혹은 일부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재설계로 레버리지 위험 해소
아이겐레이어는 지난해 설계 변경을 통해 하나의 AVS에서 발생한 문제로 전체 네트워크가 손상되는 구조적 레버리지 우려를 제거했다. 개편한 구조에서는 특정 AVS에 묶인 스테이크가 다른 AVS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독립적으로 구분된다.
칸난은 “각 AVS가 자신에게 속한 슬래셔블 스테이크 규모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이중 집계 문제와 레버리지 구조를 없앴다”고 밝혔다. 또한 “슬래셔블 자산이 적더라도 전체 네트워크의 자본 규모 덕분에 일정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번 슬래싱 기능 도입을 통해 이더리움 생태계 내 새로운 보안 공유 모델을 실현했다. 칸난은 “아이겐레이어가 구축한 기술적 기준은 디파이 및 RWA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확장될 수 있다”며 향후 AVS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