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11일(현지시간) 수입산 스마트폰·노트북·반도체 등이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해당 조치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기술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국에 일괄 적용된 10% 관세 및 중국에 부과된 145% 상호 관세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빠지게 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3일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빠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에 따라 1~2개월 내에 신규 관세를 부과할 계획 이라며, 관련 분야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 반도체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방안을 1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으며, 이날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지난 금요일(4월 11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가 아니다. 이들 제품은 기존 20%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긴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관세 정책 혼선에 변동성 확대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시세가 8만5000달러(약 1억 23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멕스 공동창업자인 아서 헤이즈는 11일,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매수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상황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 압력을 높이고 있으며, 금융여건이 과도하게 긴축될 경우 중앙은행이 조치를 취하게 되고, 이는 비트코인 등 자산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잔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 기능은 안정적인 편이지만,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연준은 지원책을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 외에도 다양한 유동성 대응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무역 긴장과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둔화 전망을 자극하며 주식 및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반면, 헤이즈는 이러한 혼란을 기회로 보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이 있을 경우 비트코인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냈다.
애플 공급사 LG이노텍·도쿄 일렉트론 강세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은 장중 한때 8.9% 급등했다. 도쿄 증시에서는 엔비디아 공급사 어드반테스트가 6.3%,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 일렉트론이 5.2% 상승했다. 아시아 기술주 전반을 반영하는 지수는 최대 1.7% 오르며 지역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즈호은행의 경제전략 총괄 비슈누 바라탄은 “이번 조치는 중국에 대한 125%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의 전자제품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는 점에서 순(純)유예로 볼 수 있다”며 “당장 가장 큰 수혜는 중국이지만, 이는 단기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로 주목받는 종목으로는 애플에 절반 이상을 납품하는 룩스쉐어와 렌즈테크놀로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있다. 대만에서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운드리인 TSMC와 아이폰 조립사인 홍하이정밀의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