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재고 과잉·경제 불안 등 복합 요인… 애플, 생산기지 다변화 시도
시장조사업체 IDC와 포브스에 따르면, 2023년 1월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애플은 2022년 1분기 690만 대에서 2023년 1분기 410만 대로 40.5% 감소해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HP는 1,580만 대에서 1,200만 대로 24.2% 줄었지만, 전통적인 PC 제조업체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레노버는 1,270만 대로 여전히 출하량 기준으로 업계 선두를 유지했으며, 델은 950만 대, ASUS는 390만 대, 기타 제조업체는 1,470만 대를 기록했다.
IDC는 수요 감소, 과잉 재고,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 등이 이번 하락세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증했던 재택근무 수요가 둔화되면서 PC 수요가 자연스럽게 축소됐고, 글로벌 기술 산업 내 대규모 정리해고도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리해고 추적 사이트 TrueUp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기술 기업에서만 약 24만3318명이 해고됐다. 이 같은 고용 불안정 역시 전반적인 IT 소비 위축과 연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IDC는 이번 수요 위축과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제조업체들이 중국 중심의 생산 체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경우 일부 아이폰 생산을 인도로, 일부 맥북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생산기지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IDC는 “중국과의 완전한 분리는 현실적으로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지만, 단기간 내 구조적 전환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