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유예 발표전 트럼프미디어(DJT) 주가 급등 사이 연관성에 민주당 의원들 수사 촉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전면적인 수입품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이후, 4월 9일 중국제외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관세 유예 발표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매수 적기. DJT!!!”라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내부자거래 또는 시장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11일 타임지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관세 유예 발표 당일인 9일 (한국시간)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힌 데 이어, 당일 오후 10시경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이례적으로 이니셜 ‘DJT’를 덧붙였다. DJT는 트럼프의 기업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의 주식 기호이기도 하다.
해당 게시물 이후 해당 기업 주가는 22% 급등했으며, 다음날 프리마켓 거래에서도 5% 추가 상승했다.
이에 대해 애덤 시프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내부자거래 또는 시장 조작에 해당할 수 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시프 의원은 타임지에 “가족 코인과 관련한 사안도 내부자거래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발표 전 해당 내용을 공유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프 의원은 같은 당의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애리조나)과 함께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미 윤리국장 대행 제이미슨 그리어 앞으로 서한을 보내 “백악관과 외부 금융기관·중개인 사이에 비공개 정보가 오갔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시프는 상원의원 자격으로 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으나, 의회 위원회처럼 강제 소환 권한은 없다.
뉴욕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의회 내 일부에서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지난 24시간 내 주식 거래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시장 조작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시프 의원은 테슬라 주가가 트럼프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18% 급등한 사실을 지적하며, 트럼프 정부 내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행정부와 밀접히 협력해온 일론 머스크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워싱턴앤리대학의 카렌 우디 법학 교수는 “이번 사안은 실제 시장 조작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례”라며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수사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시간대 아담 프리차드 교수는 “공개된 게시글 자체만으로는 내부자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비공개 정보로 가족이나 측근이 거래했을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공개 플랫폼에 글을 올린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미시간주립대 케빈 더글러스 교수는 “대통령의 비공개 정보 활용을 금지하는 ‘스톡법’(Stock Act)도 애매한 정의 탓에 실효성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우디 교수는 “위기를 조성한 당사자가 다시 해결책을 제시해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안의 복잡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