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시장 하루 만에 시총 6% 증발… “비트코인, 단기 조정 가능성” 전망도
4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이 공식 발효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BTC)은 일시적으로 장중 7만5000달러 선 아래로 밀린 후 7만7000달러까지 반등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4시간 기준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 도지코인(DOGE), 솔라나(SOL), 에이다(ADA) 등 주요 알트코인도 5% 이상 하락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새 6% 감소해 지난 7일간 15% 하락 했다. 특히 베라체인(BERA)은 20% 이상 급락했고, 밈코인인 봉크(BONK), 페페(PEPE), 플로키(FLOKI) 등도 9% 이상 떨어졌다.
관세 충격, 시장에 직격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16% 관세에 추가로 104% 관세를 부과하고, 60여 개 교역국의 수입품에도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글로벌 교역 구조 재편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무역 둔화 우려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가운데, 암호화폐도 함께 타격을 받은 것이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이날 또 한 번 급등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0bp 이상 상승해 연 4.98%에 근접했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기관의 강제 청산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안코리서치의 짐 비안코는 “이번 국채 금리 급등은 단순한 심리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청산 과정이 벌어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분석가 “비트코인, 단기 조정…장기적으로 여전히 견고”
시장에서는 당분간 조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비트겟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무역 긴장이 지속되면 비트코인은 7만~7만5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Dollar-Cost Averaging)를 시작하기 적절한 시기”라며 “솔라나와 같은 일부 알트코인은 고위험 고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전망에 대해 리는 “거시 경제가 안정되거나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등장한다면 비트코인은 연말까지 9만5000~10만달러 재돌파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암호화폐 시장 총액은 다시 3조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관세 발효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알트코인이 타격을 받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상대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반감기 등 구조적인 호재와 기관 수요 확대로 시장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