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관세 강행에 세계 증시 동반 급락…유럽·중국 보복 관세로 확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미국의 조치에 맞서 유럽연합(EU)과 중국, 캐나다 등이 연이어 보복관세로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4월 7일 ‘CNBC 데일리 오픈’ 뉴스레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 조치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며 “발표 직후 전 세계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냈으며, 이 같은 매도세는 주말을 지나 월요일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 증시선물 급락…나스닥 베어마켓 진입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7일 오전(한국시간) 다시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531포인트(4%) 하락했으며, S&P500과 나스닥100 지수 선물 역시 각각 4% 내림세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일과 5일(현지시간)에는 다우존스와 S&P500 지수가 202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6% 하락하며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 또한 장중 5% 폭락하며, 9시 12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될 때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감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비트코인 시세는 7만9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25년 들어 현재까지 약 15% 하락했다. CNBC는 “암호화폐 시장이 개별적 호재 없이 글로벌 증시와 함께 움직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美 상무부 장관 “관세 철회 없다”…
재무장관은 “경기침체 우려 근거 없어”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6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 관세 정책을 예정대로 4월 9일부터 시행할 것이며 연기나 철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루트닉 장관은 “관세 조치는 며칠이나 몇 주 안에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나라가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미국은 적자에 빠져 있어 글로벌 무역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NBC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가 장기적 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기침체 우려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은퇴 자금을 전부 주식 시장에만 두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U, 中 등 잇따른 보복 관세로 긴장감 고조
미국의 관세 발표 이후 유럽연합(EU)은 최대 28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이며, 지난주 중국과 캐나다 역시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특히 중국 재무부는 오는 4월 10일부터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34%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시장이 이미 답을 내놓았다”며 “미국은 평등한 협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의 보복 발표 이후 지난 4일과 5일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틀 연속 5% 이상 급락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무역 전쟁은 좋은 것이며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재 시장의 급격한 하락과 소비자 물가 상승,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가 원하는 ‘승리’가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