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채시장 내 차익거래 전략 붕괴 시 급락 위험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비트코인(BTC)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헤지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채 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이 운용 중인 차익거래 전략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가 붕괴될 경우, 비트코인 역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부과 방침 발표로 인해 나스닥 지수는 11% 떨어졌고, S&P500 지수 역시 약 5% 하락했다. 호주 달러 등 위험 통화와 금값도 동반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현재 8만2000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기업 21셰어스의 투자 전문가 데이비드 에르난데스는 “BTC가 최근 거시경제적 위험 환경에서 헤지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 가능성을 전망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 붕괴 시 비트코인 위험성도
그러나 코인데스크의 시장 분석가 옴카르 고드볼은 비트코인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미국 국채시장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문제로 제기된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현물 국채를 매수하고 동시에 같은 만기의 국채 선물을 매도하여 가격 차이(베이시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헤지펀드들이 일반적으로 50배에 달하는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운용하며, 현재 그 운용 규모는 약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변동성이 갑자기 높아질 경우,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흔들리면서 대규모 청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베이시스 트레이드가 무너지면서, 현금 확보를 위한 자산 전면 매도(‘Dash for cash’)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약 40% 급락한 충격을 받았다.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 지표인 MOVE 지수는 올해 4월 첫째 주 125.70까지 상승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국채 시장의 불안정성이 결국 전체 금융시장에 연쇄적인 청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 직접 개입 검토 필요성도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시스 트레이드 전략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하며, 극단적 시장 불안 상황에서는 미 연준(Fed)이 헤지펀드의 거래에 직접 개입해야 할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디지털 안전자산’으로서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다만 전통 금융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베이시스 트레이드와 같은 고위험 거래 구조가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