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회사 통해 플랫폼 지배력 강화…WLFI 토큰 판매 수익 최대 75% 확보 가능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일가가 디파이(DeFi)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지분 60%를 확보하며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트럼프 일가가 신규 설립한 지주회사 ‘WLF 홀드코 유한회사(WLF Holdco LLC)’를 통해 플랫폼 운영사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주식회사(World Liberty Financial Inc.)의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공동 창립자였던 잭 포크먼과 체이스 헤로는 ‘단독 이사 및 구성원’ 자격에서 해임되며 경영권을 상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 리버티 공식 웹사이트의 고지 내용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가족이 연관된 법인 ‘DT 마크스 디파이 유한회사(DT Marks DeFi LLC)’가 WLF Holdco LLC의 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플랫폼 지배 구조 변화는 지난 1월 시행된 2차 WLFI 토큰 판매 이후 본격화됐다. 월드 리버티는 1월 19일 전체 발행량의 5%에 해당하는 WLFI 토큰을 추가로 판매해 2억5000만달러(약 3625억원)를 모금했으며, 지금까지 두 차례 토큰 판매를 통해 총 5억5000만달러(약 7975억원)를 유치했다.
WLFI 총 발행량은 1000억 개이며, 이 중 최소 225억 개가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지분으로 추정된다. 월드 리버티는 초기 문서에서 WLFI 토큰 판매 수익의 최대 75%가 트럼프 일가에 돌아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구조에 따라 트럼프 일가가 약 4억달러(약 5800억원)의 수익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플랫폼이 정식 운영에 돌입하면, 트럼프 일가는 프로토콜 운영 수익의 60%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반면 공동 창립자들의 몫을 제외한 나머지 5%는 플랫폼 개발 자금으로 책정돼 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월드 리버티는 지난해 10월 발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암호화폐 지지자(chief crypto advocate)’로,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를 ‘웹3 홍보대사(web3 ambassadors)’, 막내 배런 트럼프를 ‘최고 디파이 비전 책임자(chief DeFi visionary)’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였던 스티븐 위트코프의 아들인 잭 위트코프도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이다. 에릭 트럼프는 현재 WLF Holdco LLC 이사진에 등재돼 있다.
플랫폼 개발에는 과거 디파이 프로젝트 ‘도우 파이낸스(Dough Finance)’에 참여했던 개발자 옥타비안 로지니타와 보그단 푸르나벨이 참여했으며, 플랫폼 코드 기반은 오픈소스 디파이 프로토콜 에이브(Aave)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수는 약 8만5000명이며, 전체 모집 자금의 70%는 10만달러 이상을 지출한 투자자로부터 유입됐다. 이 중 50% 이상은 100만달러 이상의 고액 투자자였다.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은 WLFI 토큰을 7500만달러 상당 매수한 대표적인 투자자다.
이외에도 확장형 블록체인 스타트업 ‘무브먼트(Movement)’와 전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설립한 토큰화 기업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 등과 협업을 예고하고 있다. 월드 리버티 재단은 현재 MOVE, ONDO, ETH, WBTC, USDT, USDC 등 다양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자산 규모는 한때 3억6000만달러(약 521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90% 이상 매도한 뒤 일부를 다시 재매입해 현재는 약 8000만달러(약 116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월드 리버티는 조만간 디파이 대출·예치 기능을 중심으로 한 ‘대출 담보(lend and borrow)’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어 개인금융 앱과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1’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D1은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정치인이 토큰 발행이나 밈코인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부적절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도 정치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