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원 “대통령 가족의 밈코인·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 입법 복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관련 법 제정을 촉진하고 있으나, 대통령 본인과 가족의 적극적인 암호화폐 산업 참여가 오히려 스테이블코인 법안의 통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월 3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프렌치 힐 위원장(공화당, 아칸소)은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밈코인 사업에 참여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고려하고 있는 점이 입법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가족이 암호화폐 산업에 깊이 관여하면서 이해충돌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 체계 정비를 지시하고, 스테이블코인과 시장 구조에 관한 법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밈코인 및 NFT 발행, 탈중앙화금융(DeFi) 프로토콜 개발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채굴 사업 진출도 발표한 상황이다.
트럼프 가문의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은 앞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4월 3일 ‘STABLE 법안’의 수정 및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상원은 3월 초 자체 스테이블코인 법안 ‘GENIUS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두 법안은 외국 발행사 규제 방식과 주·연방 차원의 감독 구조 등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힐 위원장은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반드시 미국 규제를 따라야 한다”며, 테더(Tether)와 같은 외국 발행사를 위한 2년의 이행 기간을 포함한 하원안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 소위원회를 이끄는 브라이언 스타일 하원의원(공화당, 위스콘신)은 “두 법안은 약 80% 유사하다”며 “상원과의 협력을 통해 최종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TD코웬의 자렛 사이버그 정책 분석가는 “STABLE 법안은 이번 봄 중 하원 전체를 통과하고, 상원도 수개월 내 표결을 진행해 최종 법안이 여름 이전에 양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법안이 미국 내 발행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미국 외에서 발행되나 미국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정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하원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 구조에 대한 별도 법안도 마련 중이며, 4월 9일 관련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힐 위원장은 “시장 구조 법안과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서로 연동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법안을 모두 조속히 서명받길 원하고 있다”며 “둘은 땅콩버터와 젤리처럼 함께 작동하는 필수 조각”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