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네로·대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 거래량 급감…접근성·유동성 저하가 원인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프라이버시 중심 코인들이 잇따라 상장 폐지되면서, 다크넷 시장이 다시 비트코인(BTC)을 주요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특히 모네로(XMR)의 유동성과 접근성 저하가 사용자들의 회귀를 이끌고 있다.
체이널리시스 사이버 범죄 연구 책임자인 에릭 자딘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거래소들이 모네로를 상장폐지한 이후 비트코인 유입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접근성 약화가 사용자들을 다시 비트코인으로 이끄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모네로 상장폐지 이후 거래량 절반으로 감소
모네로는 거래 내역을 은폐하는 기술로 인해 과거 서방권 다크넷 시장에서 널리 사용돼 왔으며, 일부 시장은 비트코인과 병행해 운영되거나 모네로 단독 결제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거래소에서의 상장폐지 이후 사용량이 급감하고 있다.
2023년 말 OKX는 모네로를 포함해 대시(DASH), 지캐시(ZEC) 등 프라이버시 토큰들을 상장 폐지했으며, 바이낸스도 2024년 2월 모네로 상장폐지를 공지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당시 “자산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산업 변화가 발생하면 심층 검토 후 상장폐지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비트인포차트에 따르면, 모네로의 일일 거래량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자딘은 “교환 수단으로 기능하려면 일정 수준의 유동성과 접근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불법 거래, 전체 거래 중 1% 미만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 중 불법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0.14% 수준으로, 이는 약 500억달러 규모에 해당한다. 자딘은 “불법 거래 대응은 중요하지만, 암호화폐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부정확하고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불법 활동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론 재단, 테더, TRM랩스 등으로 구성된 T3 금융범죄대응팀은 1억달러 이상의 불법 자산을 동결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크넷 단속 기준은 ‘펜타닐 거래’ 여부
자딘은 글로벌 수사기관들이 다크넷 시장을 단속하는 기준으로 ‘시장 규모’와 함께 ‘펜타닐 유통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시장은 펜타닐을 금지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판매를 방조하거나 전구체 물질을 유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적발된 사례 중 하나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제재한 ‘네메시스(Nemesis)’ 온라인 시장이다. OFAC는 해당 시장이 펜타닐 거래에 관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운영자 베흐루즈 파르사라드(Behrouz Parsarad)의 암호화폐 지갑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에는 총 44개의 비트코인 지갑과 5개의 모네로 지갑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