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폴 앳킨스가 600만달러(약 88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암호화폐 비판론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이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3월 27일(현지시간) 공개된 재산공개자료에 따르면, 앳킨스는 암호화폐 수탁 기업 앵커리지디지털과 토큰화 업체 시큐리타이즈에 각각 100만달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 시큐리타이즈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으며, 최대 5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암호화폐 투자사 ‘오프 더 체인 캐피털’의 유한책임조합원으로도 알려졌다. 해당 펀드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 크라켄, 마운트곡스(Mt.Gox) 파산 청구권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워런 의원은 지난 23일 서한을 통해 “당신은 폰지 사기 및 기타 불공정 거래로 기소된 월가 기업들로부터 증인으로 고용된 경력이 있고, SEC 위원장으로서 이제 이들을 조사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상공회의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업계 로비단체와 금전적 이해관계도 맺어왔다”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또한 앳킨스에게 전직 고객과 관련된 SEC 사안에서는 전면 기피하고, 퇴임 후 4년간 관련 업계 기업과 로비나 자문, 기타 업무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요청했다. 그녀는 해당 내용에 대해 3월 28일까지 서면으로 회신하라고 요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앳킨스의 재산은 약 3억2800만달러 규모로, 아내가 상속받은 지붕 자재 업체 TAMKO로부터 형성된 가족 자산이 주를 이룬다. 그가 설립한 리스크 컨설팅 회사 파토막글로벌파트너스는 2500만~5000만달러 가치로 평가됐으며, 그는 지명 확정 시 해당 회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주 미국 정부윤리국(OGE)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앳킨스는 오프 더 체인 캐피털의 지분을 지명 후 120일 이내에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며, 디지털상공회의소와 산하 토큰얼라이언스 이사회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SEC는 현재 대행 위원장 마크 우예다와 커미셔너 헤스터 피어스의 주도 아래 암호화폐 규제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업계 인사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하고, 일부 기업에 대한 조사 및 소송을 철회하는 등 전임 개리 겐슬러 체제의 ‘제재 중심’ 접근에서 방향을 바꾸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 기간 중 이뮤터블, 오픈씨, 유가랩스에 대한 조사가 종료됐고, 코인베이스, 크라켄, 리플에 대한 소송도 종결됐다. 다만 유니코인과 크립토닷컴 등은 여전히 웰스 노티스가 유효한 상태로, 조사가 완전히 종료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