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도널드슨빌에 1700에이커 부지 확보…연간 270만톤 생산, 1300명 직접 고용 예정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 제조기반 강화를 위해 총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들어설 58억달러(약 8조7000억원) 규모의 철강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첫 철강 생산시설이자, 미국 전기차 생산의 핵심 공급망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3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연설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재훈 현대차 대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연간 270만톤 규모 생산…美 전기차 공장에 공급
철강 공장은 약 1700에이커(약 688만㎡) 부지에 조성되며, 연간 약 270만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지인 앨라배마주, 조지아주 공장에 공급된다.
직접 고용 인원은 1300명, 평균 연봉은 약 9만5000달러(약 1억38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간접 고용까지 포함하면 약 41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루이지애나주 정부는 추산했다.
공장 건설은 2026년 3분기 착공이 예정돼 있으며, 생산시설의 운영에 맞춰 루이지애나 남부항만(South Louisiana Port)과 연계한 심수부두 건설, 전력 공급 설비 확충, 현지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센터 구축 등도 병행된다.
탄소 감축 기술 적용…친환경 제조 전환 가속
현대제철은 이번 루이지애나 공장에 전기로(EAF) 방식을 도입해, 전통적인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을 70%까지 절감할 방침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철강산업은 전체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준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가 철강 제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 시점에서 루이지애나주 환경청에 정식 인허가 신청은 접수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서 “허가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관세는 효과적…미국 내 생산엔 면제”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행사에서 “이번 투자는 관세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미국 내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와 연계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정의선 회장은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며, “철강과 부품 등 현지 공급망 강화에만 약 60억달러(약 9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이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인프라 확충 명목의 1억달러(약 1450억원) 성과기반 지원금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세제 개혁과 친기업 정책을 통해 글로벌 제조업 리더들을 유치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 유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대표, 루이지애나 상·하원 의원단 등 다수 정치인이 참석해 정치·경제적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