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큰 바이백 등 전통 금융 기법 도입 증가
- 암호화폐 시장 내 바이백 효과 두고 논쟁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토크노믹스 개편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수익 공유 또는 바이백(환매)과 같은 전통 금융 기법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규제 환경이 토크노믹스 실험에 보다 우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인 아비트럼(Arbitrum)도 바이백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수익성을 높이고 토큰 공급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통 금융 기법을 채택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바이백을 둘러싼 논쟁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바이백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는 바이백을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전통 금융에서 차용한 방식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바이백 찬성 측 입장
1.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 신뢰 신호
바이백을 지지하는 이들은 해당 방식이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 성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프로젝트가 자체 토큰을 다시 구매한다는 것은 해당 프로토콜이 자사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파이(DeFi) 플랫폼 아베(Aave)는 수익의 일부를 자체 토큰 구매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들이 과도한 유동성 마이닝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보다 견고한 토크노믹스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2. 시장 펀더멘털 강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단기적 유동성 공급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백은 유통되는 토큰의 수량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프로젝트가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어야 하며, 아베의 사례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반면 아비트럼의 경우 아직 명확한 효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백 반대 측 입장
1. 성장 투자 기회 상실
반대 측은 바이백이 프로젝트의 재정을 비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프로젝트의 자금을 제품 개발, 유동성 확대, 전략적 파트너십 등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가 바이백 대신 비트코인(BTC)과 같은 주요 자산을 매입하거나 디파이(DeFi) 프로토콜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2.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과 다르다
전통 금융 시장에서 바이백은 기업이 초과 현금을 활용하거나 저렴한 부채를 활용해 자사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창립자 및 초기 투자자들의 토큰이 일정 기간 잠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바이백이 진행되더라도 내부자들이 토큰을 매도하면서 바이백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속적인 토큰 베스팅(vesting) 구조는 바이백의 영향을 약화시키고, 바이백 발표가 내부자의 매도 신호로 작용할 위험도 있다.
바이백 대안
바이백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은 보다 효과적인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을 제시한다.
1. 미베스팅(Unvested) 물량 매입
일부 투자자들은 초기 투자자의 미베스팅된 토큰을 프로젝트 재정을 활용해 사들이고, 이를 유통 시장에서 제거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내부자의 매도 압력을 줄이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공급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2. ve토크노믹스(veTokenomics) 도입
리도(Lido Finance) 및 커브(Curve Finance)에서 활용된 ve모델은 사용자가 토큰을 일정 기간 락업(잠금)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는 장기적인 거버넌스 참여 및 유동성 확보를 유도할 수 있으나, ve모델을 채택한 $CRV, $CVX 등의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바이백이 효과적인 경우
바이백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조건도 존재한다.
모든 토큰이 이미 유통되고 추가적인 베스팅 물량이 없을 경우, 바이백은 전통 주식 시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가격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VC) 자금 없이 운영되는 프로젝트는 바이백 효과가 더 뚜렷할 가능성이 크다. 주피터(Jupiter) 및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같은 프로젝트는 외부 투자자의 베스팅 물량이 없기 때문에, 바이백이 보다 직접적인 유통 공급 조절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바이백이 반드시 모든 프로젝트에 적합한 전략은 아니지만,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프로젝트라면 신중한 접근을 통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