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러시아에 협상 제안…푸틴 응답 주목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8시간의 협상 끝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중재로 30일간 러시아와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12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단했던 군사 및 정보 지원을 다시 제공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도 동의하기를 바란다”며 “이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13일 러시아와 접촉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월츠는 “우크라이나 측이 완전한 휴전뿐만 아니라 전쟁 종식을 위한 장기적인 안전 보장 방안까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휴전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포로 교환도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우크라이나 광물 개발 이익 공유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협상의 목적이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정을 위해 어떤 양보를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후 그는 “우리가 제안했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30일간의 휴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평화와 안보 보장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은 러시아가 미사일, 폭탄, 드론 공격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2월 28일 백악관에서의 논란 끝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중단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국무장관과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초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12일 러시아 투데이는 크렘린 기자 드미트리 스미르노프의 발언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전화 통화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 내 평화유지군으로 배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군사력 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대통령 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이번 합의를 “놀라운 돌파구”라고 평가하며 “이제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크렘린 자문 싱크탱크인 외교방위정책위원회의 표도르 루키야노프 의장은 “현재 합의 내용만으로는 러시아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조건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휴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