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안정화기구 피에르 그라메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확산 우려 표명
유럽안정화기구(ESM) 피에르 그라메냐 총재는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 지원 정책이 유럽의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라메냐 총재는 10일(현지시간) 유로그룹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행정부는 암호화폐, 특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유럽에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및 해외 IT 기업들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대규모 결제 솔루션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유럽의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할 수 있는 디지털 유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ECB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내 디지털 유로의 시범 운영 및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3분기에는 관련 규칙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CB 집행이사 피에로 치폴로네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이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고객을 유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디지털 유로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시절부터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 지지해왔다. 취임 후에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을 포함해 여러 친(親) 암호화폐 정책을 추진했다. 지난주에는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및 디지털 자산 비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는 8월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라메냐 총재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ECB가 추진 중인 디지털 유로 도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