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의 매도 물량과 거시경제적 압력 등이 겹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8만 달러(약 1억 1,6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10만 9,000달러(약 1억 6000만원)에서 27% 하락했다.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며, 장기적인 추세 강도를 평가하는 기술적 지표상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
과거 비트코인 조정과 비교
가상자산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이번 하락은 과거 비트코인 시장 조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 대비 30~85%의 조정을 최소 16차례 경험했으며, 이후 다시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 2024년 3월~8월 사이 33% 하락 후 144일 만에 회복
- 2021~2022년 78% 급락, 회복까지 수년 소요
- 2018년 84% 폭락, 장기적인 회복 기간 소요
디크립트는 현재 하락은 2024년 초 33% 조정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는 과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과 리스크 자산 선호 감소
비트코인 ETF에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며, 이는 상승세를 지탱하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2월 한 달 동안 투자자들은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이상을 비트코인 ETF에서 회수했으며, 이는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주간 유출 기록을 세웠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거시경제 요인과 시장 불안
비트코인 하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가 높을 경우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매력이 떨어지며, 지난해 말 시장을 끌어올렸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으며, 강달러 현상과 미 국채 수익률 하락도 비트코인 상승에 추가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다.
바이비트 해킹 사건, 추가 매도 압력
지난 주 발생한 바이비트(Bybit) 거래소 해킹 사건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약 14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암호화폐가 유출되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기록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시장의 매도 압력을 증가시킨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장기 투자자들은 매도 움직임 적어
반면,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매도 압력은 주로 신규 투자자들로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장기 보유자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상태다. 이는 비트코인의 장기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전망
비트코인이 과거 패턴과 유사한 회복 흐름을 보일지 여부는 거시경제적 환경과 시장 심리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아서 헤이즈 등 다수의 분석가와 트레이더들은 7만 5,000달러(약 1억 900만 원) 수준을 중요한 지지선으로 보고 있으며, ETF 자금 흐름을 향후 가격 반등의 주요 신호로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