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디트 스위스·UBS, 미국 당국 소환장 받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정부가 러시아 금융망을 지원한 기관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스위스 금융 대기업 UBS와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는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이는 러시아 제재 회피를 도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 차원이다. UBS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기 전부터 소환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함께 다른 주요 금융기관들도 동일한 시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은행 내부 직원들이 제재 대상 러시아 사용자를 도왔는지 여부와, 이들의 신원 심사 및 관리 절차가 적절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전쟁 전 러시아 고객 자산 600억 달러 관리
크레디트스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러시아 고객 대상 금융 서비스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둬왔다. 당시 약 600억 달러(약 87조 원)의 러시아 자산을 관리하며, 연간 5억~6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5월 러시아와의 금융 거래를 종료한 이후에도 약 330억 달러(약 47조8,500억 원) 규모의 러시아 고객 자산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경쟁사 UBS보다 높은 수치였다.
미국, 제재 위반 금융기관에 강력 조치…자산 압수 84조 원 규모
미국 정부는 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기업들에 대해 강경한 법적 조치를 취해왔다. 뉴욕·플로리다 소재 부동산, 샌디에이고·피지의 호화 요트 등 약 6억 달러(약 8,700억 원) 상당의 자산이 러시아 과두 정치인 빅토르 벡셀버그의 소유로 파악돼 압수된 사례도 있다.
과거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는 제재 대상 기업과의 거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90억 달러(약 13조5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580억 달러(약 84조1,0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와 크레디트스위스를 둘러싼 이번 조사는 제재 이행 여부에 대한 국제 금융권의 책임을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