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래티지 주가 급락에 비트코인 강제 청산 가능성 우려
- 전문가, “비트코인 매입 → 기업 순자산 증가 → 추가 자본 조달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는 단기적으로 강제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 낮아”
디크립트에 따르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이자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보유 중인 비트코인에 대한 강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조적 안전장치와 자본 조달 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장중 11% 이상 하락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대규모 비트코인 포지션이 강제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약 49만9,096 BTC(약 64조 3,800억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2.3%에 해당한다.
그러나 금융 정보 업체 코베이시 레터는 강제 청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구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환사채는 특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기업이 단기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30년 만기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규모의 무이표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초기 전환 가격은 주당 433.43달러로 설정됐다. 이를 통해 주주 가치 희석 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연계된 부채 구조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82억 달러(약 11조 8,9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와 저금리 채권을 발행했다. 이에 대해 폴리매스(Polymath) 공동 창업자인 트레버 코베르코(Trevor Koverko)는 “스트래티지의 부채 구조는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조정으로 인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 자산 가치는 37억 달러(약 5조 3,700억 원) 감소했다.
코베르코는 “단기적인 위험은 없지만, 장기간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면 채무 상환 능력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담보 요건과 재융자 옵션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CEO의 지배력도 변수
또한, 코베이시 레터는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46.8%의 의결권 지분이 청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세일러가 주요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주주 투표를 통한 자산 매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3분기 1억 1,610만 달러(약 1,680억 원)의 소프트웨어 매출을 기록했지만, 비트코인 평가 손실 등으로 인해 3억 4,020만 달러(약 4,92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강제 청산보다는 지급 불능 가능성이 변수
코베이시 레터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사업 모델이 본질적으로 비트코인과 주가 상승을 통한 자본 조달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매입 → 기업 순자산 증가 → 추가 자본 조달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 덕분에 단기적으로 강제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와 같은 ‘블랙 스완’(Black Swan)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2028년 이후 채무 만기 이전에 비트코인을 강제 매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설령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절반 수준인 3만 3,000달러(약 4,770만 원)까지 하락하더라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자산 규모는 여전히 부채보다 100% 이상 많다는 점도 안전성 평가의 근거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