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비트 해킹 자금, 가상자산 믹싱 플랫폼 eXch로 유입 정황
- eXch, 자금세탁 창구 의혹 부인… “일부 자금 유입됐지만 협조 아냐”
- eXch, ETH 거래량 급증
- 바이비트, 협조 요청했으나 eXch 거부
- 솔라나 기반 밈코인 플랫폼 펌프펀, 해커 연관 코인 삭제
15억 달러(약 2조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과 관련해, 북한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이 해킹한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믹싱 플랫폼 eXch 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eXch 측은 자금세탁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ch는 2월 23일 비트코인토크(Bitcointalk) 포럼 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라자루스 그룹 또는 북한 정부를 위한 자금세탁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플랫폼이 악용되었다는 주장은 가상자산의 익명성과 온체인 프라이버시를 없애려는 일부의 시각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보안 분석가들은 바이비트 해킹에 사용된 지갑에서 eXch로 이더리움(ETH)이 다수 이체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보안 그룹 SEAL의 닉 백스(Nick Bax)는 “라자루스 그룹이 하루 동안 eXch에서 약 3,000만 달러(약 435억 원) 상당의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TH 보유량 급증… 자금세탁 정황 논란
블록체인 분석가 Vxdb는 “eXch의 24시간 ETH 거래량이 800 ETH에서 2만 ETH로 급증했으며, 비트코인(BTC) 보유량이 급감한 반면 ETH 보유량은 900% 증가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슬로우미스트(SlowMist) 는 “eXch를 통해 ETH가 BTC, 모네로(XMR) 등으로 변환된 정황이 있다”며, 거래소들이 eXch에서 유입되는 자금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ch 측은 해킹 자금 일부가 플랫폼을 거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매우 일부이며, 고의적으로 처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문제가 된 자금에서 발생한 수익을 오픈소스 프라이버시 및 보안 프로젝트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비트의 협조 요청 거부
바이비트 측은 eXch에 도난된 자금이 흘러간 특정 지갑 주소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eXch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ch는 바이비트가 특정 입출금 주소를 ‘고위험(high-risk)’으로 표시해 자사 명성에 타격을 줬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바이비트 CEO 벤 조우는 “이번 문제는 단순히 바이비트의 문제가 아니라, 가상자산 업계 전체의 해커 대응 방식과 관련된 것”이라며 “eXch가 도난 자금의 유출을 막는 데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펌프펀 라자루스 관련 밈코인 삭제
한편, 솔라나(Solana) 기반 밈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펀(Pump.fun) 은 2월 23일, 바이비트 해커가 발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밈코인을 플랫폼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온체인 탐정 잭XBT(ZachXBT)는 바이비트 도난 사건과 관련해 해커들이 펌프펀을 통해 밈코인을 생성하고 거래하며 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