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C, 코인베이스 소송 취하 합의… 최종 승인 대기 중
-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 기조 반영… 바이낸스 소송도 보류
- 코인베이스, 법적 리스크 해소 후 더 많은 암호화폐 상장 가능성↑
- 바이비트 해킹 소식 후 상승세 였던 코인베이스 주가 8% 하락 마감
지난 21일 가상화폐 업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코인베이스(Coinbase) 소송 취하 소식으로 축제 분위기를 맞이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바이비트(Bybit)가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발표를 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22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바이비트는 총 15억 달러(약 2조10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디지털자산 업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SEC, 코인베이스 소송 취하 합의… 규제 완화 기대감 확산
SEC는 21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와 진행 중이던 미등록 증권거래소 운영 혐의 관련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SEC 위원회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태이며, 확정될 경우 SEC는 같은 혐의로 코인베이스를 다시 기소할 수 없게 된다.
이번 결정은 전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가 추진했던 강경한 암호화폐 규제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는 조치로 평가된다. 앞서 SEC는 바이낸스 소송도 보류한 바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기존 규제 기조에 맞서 정치권과 협력하며 친암호화폐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2023년 6월 SEC가 제기한 소송 이후, 미국 금융 당국이 암호화폐의 전통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경고하며 규제를 강화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송 취하는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라 전체 암호화폐 업계에 유리한 변화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책임자(Chief Legal Officer) 폴 그레월은 이번 소송 취하가 SEC가 향후 유사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월은 “우리는 이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는 데 전념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다른 규제 관련 소송도 빠르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결정이 코인베이스의 주요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코인베이스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및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해 의회 및 당국과 협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SEC 소송 취하로 인해,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 전반이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고 더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 주가 상승 후 하락… 비트코인도 조정
SEC 소송 취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개장 전 6% 급등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불과 세 시간 후, 바이비트에서 대규모의 이더리움 출금이 감지되었고, 곧이어 바이비트가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바이비트 해킹 여파는 코인베이스에도 영향을 미쳤고 주가는 초반 6% 상승했지만, 결국 8% 하락 마감하며 올해 들어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비트코인도 한때 10만 달러 돌파를 시도했지만, 현재 9만 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SEC 소송 취하를 기념하는 트윗을 올렸지만,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도 함께 흔들렸다.
바이비트 CEO, 해킹 피해 인정… 고객 보호 강조
바이비트 CEO 벤 조우는 소셜 미디어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커가 특정 콜드 월렛을 장악한 뒤, 내부 서명이 완료된 상태에서 모든 이더리움을 한 주소로 이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자금은 안전하며 출금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출금 요청 급증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브리지 대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비트는 자체 토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손실을 보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출금 사태는 과거 2022년 FTX 붕괴 당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에 큰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는 거래소의 보유 자산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명된 준비금(Proof-of-Reserves)’ 데이터가 존재하는 만큼, FTX 사태와 같은 유동성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규제 논쟁 재점화… ‘완화’ vs ‘보호’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워싱턴 칼리지 오브 로우의 힐러리 앨런 교수는 “규제가 없는 시장이 이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과도한 규제 완화가 보안 취약점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 책임자인 폴 그레월은 “전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암호화폐 산업을 공격하는 데 시간을 낭비했다”며, 규제 기관이 시장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암호화폐 보안 강화를 위한 논의를 다시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