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형, 미국 법원에서 무죄 주장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권도형이 미국으로 송환된 후 2022년 테라 붕괴 사건과 관련된 첫 법정 심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고 3일 디크립트가 보도했다. 권도형은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보석 없이 구금되는 데 동의했다.
권씨는 테라 생태계 붕괴와 관련해 증권 사기, 통신 사기, 자금 세탁, 상품 사기 등 9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변호인과 검찰은 증거 공유 및 재판 전 심리를 위해 8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도형을 미국 또는 한국으로 송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12월 27일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미국으로의 송환을 승인했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범죄 행위의 심각성, 범행 장소, 요청 순서, 피요청인의 국적 등을 고려해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도형은 12월 31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밀로이코 스파이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몬테네그로는 혁신과 합법적인 암호화폐, 인공지능, 기타 기술 기업가들을 환영하지만 사기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도형은 지난해 위조 여권으로 여행하려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그의 변호인단은 그를 미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몬테네그로에 구금했었다.
테라폼랩스는 2024년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을 합의하며 44억 7천만 달러(약 5조 8,105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권도형에 대한 2억 400만 달러(약 2,652억 원)의 벌금이 포함됐다.
테라 · 루나 사태
권도형은 루나 토큰과 테라USD(UST)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앱을 통해 한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던 테라를 설립했다. 테라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2022년 초 이더리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블록체인 생태계로 성장한 바 있다.
당시 테라의 암호화폐인 루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탑10에 들어가는 최고의 디지털 자산 중 하나였다. 권도형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심지어 트위터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라는 2022년 5월 붕괴하여 투자자들의 400억 달러(약 52조 원)가 사라졌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은 극심한 약세장을 맞았고, 테라에 투자했던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파산을 선언했다.
테라의 주요 상품인 UST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에 대한 고정 가치를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테라 생태계 전체가 붕괴하여 며칠 만에 거의 모든 가치를 잃었다.
미국 검찰은 권도형이 테라폼랩스의 시스템이 광고된 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