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 광고주 저스틴 선 기사 삭제 논란… 편집장 해고, 기자들 반발

• 불리시 경영진, 광고주 트론 창업자 저스틴 선 비판 기사 삭제 압력… 언론 독립성 침해 논란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의 모회사 불리쉬(Bullish)가 케빈 레이놀즈(Kevin Reynolds) 편집장을 포함한 3명의 편집 간부를 해고했다고 21일 더블록이 보도했다.

이번 해고는 불리시 경영진이 트론(TRON)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 삭제를 코인데스크 편집팀에 강요한 사실이 알려진 후 이루어졌다.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불리시 CEO 톰 팔리(Tom Farley)와 코인데스크 CEO 사라 스트라토버다(Sara Stratoberdha)에게 보낸 서한에서 불리시의 뉴스룸 개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 독립성 침해”

기자들은 서한에서 “불리시는 코인데스크 인수 당시 언론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코인데스크는 불리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인데스크는 2023년 EOS 운영사 블록원(Block.one)에서 분사한 불리시에 7500만 달러(약 1050억 원)에 인수됐다. 당시 불리시는 언론과 사업 운영 간의 연락 담당자로 맷 머레이(Matt Murray) 전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장을 고용했다.

하지만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머레이는 다른 업무로 바쁘기 때문에 불리시 경영진이 편집 및 콘텐츠 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레이는 저스틴 선 사건 이후 코인데스크-불리시 편집위원회에서 사임했다.

저스틴 선 기사 삭제 논란

코인데스크 기자 캘런 퀸(Callan Quinn)은 11월 말, 저스틴 선이 600만 달러(약 85억 원)에 바나나와 테이프로 만든 개념 예술 작품 ‘코미디언(The Comedian)’을 구매한 사건을 비판적인 어조로 기사화했다.

구체적으로 캘런 퀸 기자는 “저스틴 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 먹방… 이해하기 힘든 퍼포먼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저스틴 선이 값비싼 바나나를 먹는 퍼포먼스를 통해 트론(TRX) 홍보와 과거 행실을 감추려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했다.

이후 저스틴 선 측은 팔리 CEO에게 기사 삭제를 요청했고, 팔리 CEO는 코인데스크에 기사 삭제를 지시했다. 이에 대해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기사 삭제는 언론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코인데스크의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론은 코인데스크가 주최하는 컨센서스(Consensus) 컨퍼런스의 최대 후원사다.

불리쉬와의 관계 우려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불리쉬가 뉴스룸을 수익 창출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불리쉬와 컨센서스 컨퍼런스 홍보를 강요받고 있으며, 불리쉬, 고객, 투자처에 대한 보도를 금지하는 계약 조항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불리시와 사무실, 기술 스택(슬랙, 구글 드라이브, 이메일 서버 등)을 공유하고 있어 정보 보안 및 취재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인데스크는 과거에도 광고주의 요청에 따라 기사를 삭제하거나 수정한 사례가 있다. 기자들은 “불리시 경영진이 업계 리더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의견 기사 게재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인데스크는 지난해 불리시에 인수된 이후 여러 차례 해고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