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검찰이 지난 2016년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 해킹 사건과 관련된 돈세탁 혐의로 일리아 리히텐슈타인에게 5년 징역형과 3년의 보호 관찰을 구형했다.
리히텐슈타인은 비트파이넥스 해킹 이전에도 다른 사이버 범죄 활동에도 연루됐지만, 검찰은 그가 수사에 협조하고 다른 사건 수사에도 도움을 준 점을 감안하여 121~151개월의 권고 형량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올해 초 암호화폐 믹서 ‘비트코인 포그’ 운영자 재판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히텐슈타인은 비트파이넥스 해킹의 주범으로, 공범인 아내 헤더 모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감옥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검찰은 지난주 ‘라즐렉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래퍼이자 리히텐슈타인의 아내인 모건에게 18개월 징역형을 구형했다. 모건은 리히텐슈타인이 해킹의 배후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음에도 자금 세탁을 도왔지만, 그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점이 고려됐다.
검찰은 리히텐슈타인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어린 나이에 뛰어난 기술적 전문 지식을 갖추었지만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온라인에서 공동체를 찾는 젊은 사이버 범죄자들의 악순환을 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범죄 활동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러한 범죄 활동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시하는 방식으로 정당화된다”고 지적했다.
비트파이넥스, 2016년 해킹 사건의 유일한 피해자
리히텐슈타인과 모건은 2023년 8월 2016년 비트파이넥스 해킹 사건과 관련된 돈세탁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이들은 2016년 8월 당시 약 7천만 달러(약 903억 원) 상당의 119,754 비트코인을 세탁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가치로는 약 80억 달러(약 10조 3,200억 원)에 달한다.
이들은 2022년 체포되어 돈세탁 공모 및 미국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압수된 도난 자금은 미국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제출된 미국 법원 문서에 따르면, 7,260만 달러(약 938억 원)의 몰수 판결이 합의됐지만, 압수된 자산의 가치는 당시 보다 시세가 급격히 상승하여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히텐슈타인은 약 94,643 비트코인을 포함해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SV, 비트코인 골드 등 현재 가격으로 총 60억 달러(약 7조 7,400억 원) 이상의 암호화폐 자산을 비트파이넥스에 현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모건 또한 명령된 모든 배상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진다.
지난주 미국 정부는 비트파이넥스가 이 사건의 유일한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킹으로 큰 피해를 입은 비트파이넥스는 모회사 아이파이넥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BFX 토큰을 발행했다. 고객들은 BFX 토큰을 시장에 매각하거나 현금 또는 아이파이넥스 주식으로 교환하는 등의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아이파이넥스는 “BFX 토큰을 보유한 모든 고객이 이러한 옵션 중 하나를 선택했으며, 2017년 4월 3일 기준 모든 BFX 토큰이 완전히 상환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비트파이넥스는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만약에 있을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법원에 비트파이넥스 계정 소유자들이 판결 선고 전 피해 보상 청구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히텐슈타인의 선고는 11월 14일, 모건의 선고는 그 다음 날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