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업계 규제에 초당적인 비판을 받았다. 특히 공화당 톰 에머 의원은 SEC가 가상화폐 스타트업 DEBT Box에 대해 부적절한 중단 명령 사건을 지적하며 SEC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해당 사건에서 SEC는 법원에 명령을 요청하며 “현저하게 허위로 오해를 초래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DEBT Box는 토큰 가격은 56% 이상 폭락, 대출 중단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법원에 SEC의 제재를 요구했다. 결국 SEC는 제재금 지불 명령을 받았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AI와 디지털 자산’ 등 분야에 ‘일관성 있고 투명한 규칙’을 갖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머 의원은 겐슬러 위원장이 지난 3년간 이러한 명확한 규칙 확립에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양키스 티켓도 증권인가?”… 美 SEC 증권성 적용 논란 확산
또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민주당 리치 토레스 의원은 “증권법 관점에서 양키스 경기 티켓과 NFT 구매 사이에 차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하위 테스트를 언급하며 증권성 판단 기준으로 “무엇이 어떻게 제공되고 판매되는가”와 “사람들이 공동 사업에 이익을 기대하는가”를 제시했다.
이에 토레스 의원은 “어떤 물건의 가치 상승이나 2차 시장에서의 이익 기대는 거의 모든 수집품, 소비재, 예술품, 음악 작품에 소급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SEC의 논리대로라면 지금까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다양한 사물을 자의적으로 ‘증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실제로 SEC는 대형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에 NFT를 증권으로 간주한다는 통지를 보낸 바 있다.
SEC 내부에서도 겐슬러 위원장 비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내부에서도 게리 겐슬러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는 SEC 위원 5명 전원이 참석했는데, 일부 의원들은 SEC를 옹호했지만, 내부에서도 겐슬러 위원장의 암호화폐 규제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크립토 맘’으로 알려진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SEC가 규제 당국으로서의 의무를 게을리하고 “규제의 명확성 부족을 숨기기 위해 법적으로 애매한 견해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러한 접근법은 비효율적이며 SEC의 권한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피어스 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