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자산운용사 반엑크(VanEck)의 애널리스트들은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암호화폐 시장의 향후 전망을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재선보다 비트코인에 더 좋은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당선, 비트코인에는 호재?
애널리스트들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현재와 같은 재정 지출 규모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규제 강화나 증세 등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경우 추가적인 양적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국의 양적 완화는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던 바 있다.
하지만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고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유임하거나 금융 정책에 관해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과 긴밀하게 협력할 경우,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암호화폐 업계는 엄격한 규제 환경에 직면하게 되고,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채택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워렌 의원은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2023년에는 암호화폐 지갑 제공자, 채굴자, 검증인 등에게 은행비밀법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디지털 자산 자금세탁 방지 법안’을 발의해 업계의 우려를 샀다.
다만 해리스 후보의 당선이 ‘비트코인에 한해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재선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해리스 정권 탄생으로 “비트코인 채택을 촉진해 온 미국의 구조적 문제들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규제 명확성, 비트코인 경쟁력 강화
보고서 작성자인 매튜 시겔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구조적 문제’로 과도한 공공사업 지출로 인한 국가 부채 증가와 관료주의 심화에 따른 민간 부문 비용 상승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미국 달러를 비롯한 주요 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비트코인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으로 법정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분석가들은 해리스 정권 하에서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될 경우,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다양한 토큰을 ‘증권’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상품’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 암호화폐 시장 강세 전망
반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정권 하에서는 규제 완화와 친기업 정책이 더욱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4년간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로 어려움을 겪어온 암호화폐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재정 적자 확대, 비트코인 강세 요인
분석가들은 마지막으로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 부채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 달러 약세를 초래하여 비트코인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