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지난 15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비트코인 차용증서(IOU)를 발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타일러 다든은 14일 X(트위터)에 공개된 블록체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코인베이스가 블랙록을 위한 IOU를 생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일러 다든은 이전 게시물에서 “블랙록은 코인베이스로부터 원하는 만큼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으며, 거래는 오프체인으로 기록된다”고 주장하며 모든 ETF 지갑을 참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암스트롱 CEO는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코인베이스가 처리하는 ETF의 발행 및 상환은 결국 온체인으로 결제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코인베이스 기관 투자자 고객은 거래가 온체인으로 결제되기 전에 거래 자금 조달이나 장외거래(OTC) 옵션을 이용할 수 있지만, 모든 자금은 거의 1영업일 이내에 온체인으로 결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주소 공개에 대해서는 고객의 의사에 반하여 코인베이스가 공유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기관 투자자들이 대량의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입하고 싶을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가격 조작 가능성 논란, 전문가들 “사실무근”
암호화폐 분석가 타일러 다든은 코인베이스가 블랙록에 비트코인 차용증서(IOU)를 발행함으로써 블랙록이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시세 조작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다든은 오프체인 거래가 이루어지면 실제 비트코인 현물을 1:1로 보유하고 있는 증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블랙록이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을 빌려 공매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ETF는 기반 자산 100% 보유”
이러한 우려에 대해 ETF 전문 투자회사 The ETF Store의 네이트 제라치 사장은 코인베이스가 블랙록에 IOU를 발행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ETF는 기반이 되는 비트코인을 100%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ETF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카고 소재 상업 소송 전문 변호사 조 칼라사레 역시 다든의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계획을 실행하려면 코인베이스, 블랙록, 감사인, 두 개의 회계 사무소, 최소 네 개의 법률 사무소의 협력이 필요하며,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CEO는 코인베이스는 상장 기업이며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가 매년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의 ‘cbBTC’, 중앙화 논란 속 출시
코인베이스는 지난 12일, 현물 비트코인에 뒷받침되는 ERC-20 기반 토큰인 cbBTC를 이더리움과 베이스 체인에 출시했다. 하지만 cbBTC는 중앙화된 특성으로 인해 출시 직후부터 비판에 직면했다.
트론 블록체인 창시자 저스틴 선은 cbBTC에 대해 “준비금 증명도, 감사도 없이 언제든지 누구의 잔고든 동결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나를 믿어라’라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미국 정부의 소환장이 있으면 당신의 모든 BTC를 압류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비트코인을 이렇게 잘 나타내는 것은 없다. BTC에게는 암울한 날이다”라고 덧붙였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cbBTC 발행의 기초가 되는 비트코인이 코인베이스에 의해 보관되고 있다는 ‘신뢰’에 기반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저스틴 선은 cbBTC를 ‘Central Bank(중앙은행) BTC’라고 비꼬았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는 이미 가장 큰 규모의 비트코인 대체 자산인 WBTC가 존재하며, WBTC는 BitGo에 의해 발행되고 있다.
BitGo는 저스틴 선과 관련이 깊은 홍콩 기반 BitGlobal과 8월에 수탁 제휴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형 디파이 프로토콜 메이커다오(MakerDAO)가 WBTC 담보 대출을 중단하는 등 커뮤니티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러한 상황이 코인베이스가 독자적인 비트코인 대체 자산 cbBTC를 출시하게 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