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마라톤 디지털의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장 제이미 R. 해리슨과 회의를 열어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이슈를 약 일주일전에 논의했다고 밝혔다.
마라톤 디지털의 대관업무 담당 수석 부사장 제이슨 브라우더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이달 초 민주당 전국위원장 해리슨과 그의 자문단과 함께 진행됐다. 이는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정책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이 암호화폐 관련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민주당은 2024년 정책 플랫폼을 발표하기 약 일주일 전에 마라톤과 회의를 가졌다. 해당 회의에서 비트코인 채굴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과 메탄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기존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내 암호화폐 투자 증가를 보여주는 최근 여론 조사 결과도 논의했다. 이는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는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대화였다.
브라우더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플랫폼에 유리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며 “그들은 우리의 산업과 환경적 우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이번 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른 암호화폐 기업들과도 접촉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디크립트는 위원회 측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의 92페이지 분량의 정책 플랫폼에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이는 이번 여름 초 발표한 공화당 플랫폼과 대비된다.
브라우더에 따르면 마라톤은 올여름 민주당에 디지털 통화 정책 권고안을 제출했으나, 민주당은 플랫폼에 이를 포함하지 않았다.
민주당, 암호화폐에 대한 태도 변화?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이번 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산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당원들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기업들을 단속한 것에 대해 메사리의 라이언 셀키스와 제미니의 카메론 및 타일러 윙클보스와 같은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창립자들로부터 회의적인 시선을 받아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마라톤 디지털 경영진과의 회의를 가진 것은 암호화폐 산업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등 민주당이 해당 분야에 점차 개방적이 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올해 초, 여러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과 손잡고 SEC 규칙인 SAB 121을 철회하는 데 성공했다. 이 규칙은 디지털 자산 혁신을 저해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척 슈머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암호화폐 산업 리더들과 함께 ‘크립토4해리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민주당이 디지털 자산 기업들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친암호화폐 슈퍼 PAC인 페어셰이크는 미시간과 애리조나와 같은 주요 경합 주에서 민주당 정치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오픈시크릿(OpenSecrets)의 데이터에 따르면 페어셰이크는 현재 2억 달러(약 2,74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 2024년 선거 주기에서 가장 큰 정치 행동 위원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