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 대기업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안 ‘MiCA(Market in Crypto Assets)법’이 테더(Tether)의 스테이블코인 USDT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 MiCA법,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
MiCA법은 EU가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한 포괄적인 법안이다. 지난 6월 공식 승인되었으며, 스테이블코인 규제 및 라이선스 제도, 소비자 보호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정은 6월 30일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고객 자금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현금 보유 여부,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자산 보관 방법 등을 공개해야 한다.
JP모건은 MiCA법에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60%를 유럽 은행에 보관해야 하는 의무 규정을 특히 문제 삼았다. 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테더는 준비금 관리 전략에 큰 변화를 줘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MiCA법으로 인해 테더는 더욱 상세한 정보 공개와 감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거래소, 유럽 시장에서 USDT 상장 폐지
이미 MiCA법의 영향으로 6월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홀드(Uphold)와 OKX가 유럽 시장에서 USDT 상장을 폐지한 바 있다.
JP모건의 보고서는 MiCA법 시행으로 테더가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며, 규제 강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테더, JP모건 반박… “MiCA, 장기적으로 긍정적”
테더(Tether)의 홍보 담당자는 JP모건의 분석에 대해 “JP모건 분석가들은 암호화폐 업계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반박했다.
테더는 다양한 프로세스와 리스크 관리 절차를 공개하며 기존 금융기관보다 안전하고 투명하며 보안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MiCA법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입장을 밝히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규제 영향이 점차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MiCA법, 스테이블코인 운영 리스크 높일 수도
다만, MiCA법의 특정 측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역할을 복잡하게 만들고 EU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한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하기보다는 안전성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테더, 미국 국채 130조 원 상당 보유… 재무 건전성 강조
테더는 규제 당국의 지적에 따라 준비금에서 안전 자산 비율을 늘려왔다. 또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준비 자산 데이터를 공개하고 제3자 감사 보고서도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2024년 2분기(4~6월)에는 토큰 준비금 중 미국 국채 직·간접 보유액이 976억 달러(약 132조 8,200억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 등 주요국을 뛰어넘는 규모로, 미국 국채 보유 국가 순위에서 18위에 해당한다.
또한, 테더는 연결 자산이 연결 부채를 초과하여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고 밝혔다.
유럽 은행과의 제휴 필요성 증가
다만, 테더는 준비 자산을 어느 국가의 은행에 예치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작년 4월에는 시그니처 은행을 통해 바하마 은행과 제휴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향후 EU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유럽 은행과의 제휴가 필요할 수도 있다.
테더는 MiCA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높은 투명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며, 규제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