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 바이낸스 라틴 아메리카는 X 계정을 통해 “고객 자금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 논란 속 SNS 통제 강화
이번 베네수엘라의 차단 조치는 지난 7월 28일 대선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가 SNS를 통해 국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설전을 벌인 끝에 지난 8일 X 사용을 1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메시징 앱 시그널 등 다른 사이트도 X와 함께 차단됐다.
대선 결과 논란 지속
마두로 대통령은 7월 선거에서 51.2%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 연합을 이끄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40% 개표 시점에서 야권 후보가 70%를 득표했다고 주장하며, 지역별 선거관리위원단의 영수증을 공개한 바 있다.
정작 베네수엘라 선거관리 당국은 상세한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미국, 유럽연합, 영국 등은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확한 투표 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낸스 차단 배경,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통화 통제
베네수엘라 정부가 바이낸스 접속을 차단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심각한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법정 통화인 볼리바르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를 자산 보호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바이낸스의 P2P 거래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법정 통화와 가상화폐를 직접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때문에 마두로 대통령이 통화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바이낸스 서비스를 차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이며, 베네수엘라 정부는 제재 회피 수단으로 가상화폐 사용을 추진해 왔다. 지난 4월에는 베네수엘라가 석유 판매 대금으로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