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는 지난 29일,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비트코인 이외의 작업증명(PoW) 방식 암호화폐 채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채굴자가 해시레이트(연산 처리 속도) 단위당 얻는 수익인 해시프라이스가 20달러(약 2만 7,400원)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 배경이다.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 채굴 장비 투자를 줄이고, 단기적으로는 채굴 비용이 더 저렴한 다른 암호화폐 채굴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다만, 주기영 대표는 “현재 사이클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채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채굴 기업들은 단순히 헤지를 통해 구매자 측 유동성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규모 채굴자 ‘항복’은 강세장 전조?
주기영 대표는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소규모 채굴자의 항복은 강세장 전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채굴자의 항복(Capitulation)은 채굴 채산성 악화로 비트코인을 매각하거나 채굴 활동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소규모 채굴자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경쟁이 줄어들어 남은 채굴자의 보상이 늘어나고, 매도 압력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라톤, 카스파 채굴 시작… Hut 8, AI 인프라 투자 유치
실제로 미국 나스닥 상장 채굴 기업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thon Digital Holdings)는 채굴 다각화 및 위험 분산을 위해 카스파(KAS) 채굴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마라톤은 2023년 5월 카스파 평가를 시작했고, 9월부터 채굴에 착수해 현재까지 약 1,600만 달러(약 219억 2,000만 원) 상당의 KAS를 채굴했다.
또 다른 상장 채굴 기업 Hut 8은 6월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미국 투자 기업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로부터 1억 5,000만 달러(약 2,055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채굴 기업들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AI 관련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