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의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가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금융시장의 가상화폐 관련 위험 노출을 증가시켜 금융 안정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대규모 유입되면서 국내 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에 더욱 취약해지고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기초 자산인 가상자산이 더욱 명확하고 안정적인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는다면 ETF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 및 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지난 1월 첫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했고, 홍콩과 호주도 뒤이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를 도입했다. 미국의 11개 비트코인 현물 펀드는 출시 이후 총 순자산 555억 5천만 달러(약 77조 1145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