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리서치는 연초부터 급성장 중인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올해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5개 시장과 각 시장을 이끄는 주요 프로토콜을 분석했다.
디파이 시장 전체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상승에 힘입어 연초 542억 달러(약 73조 2,450억 원)였던 TVL(예치된 총 자산)이 현재까지 75.1% 증가한 949억 달러(약 128조 1,150억 원)에 달했다.
지속적인 자금 유입은 거의 모든 하위 부문에 분산되고 있으며, 탈중앙화 거래소(DEX) 등 특정 부문이 디파이 시장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디파이 시장이 더욱 발전하여 “2030년까지 2,312억 달러(약 312조 4,200억 원)라는 야심찬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장 개발이 필요하며, 현재 다양한 시장에서 혁신적인 프로토콜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금리 거래, 스테이블코인, 금융, 예측, 파생상품 등 5개 시장 동향과 주목할만한 프로젝트를 분석했으며, 이 중 금리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예측 시장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목차
Toggle금리 거래 시장 급성장…’펜들’ 프로토콜 주목
금리 거래 시장의 TVL은 올해 148.6% 증가한 91억 달러(약 12조 2,850억 원)로, 현재 디파이 시장에서 8번째로 큰 규모다.
금리 거래 시장은 전통 금융(TradFi)에서 중요한 분야이며, 금리 파생상품의 명목 원금은 400조 달러(약 54경 원)를 넘는다. 현재 온체인 금리 상품 거래 및 투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전통 금융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디파이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해당 분야에서 주목받는 프로토콜은 금리 파생상품을 온체인화하는 ‘펜들(Pendle)’로, 올해 1,962%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며 TVL은 48억 달러(약 6조 4,800억 원)에 달했다.
펜들은 수익률을 창출하는 자산을 기반으로 ‘원금 토큰’과 ‘수익률 토큰’으로 분할하여 토큰화하고, 이러한 토큰들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이다.
디파이에서는 유동성 풀이 수익률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유동성과 수익률을 확보하여 펜들 풀을 구축할 수 있다. 단일 생태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풀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펜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확장하며 주요 금리 거래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디파이 시장에서 7번째로 큰 프로젝트다.
보고서는 펜들에 대해 “사실상 금리 시장의 유니스왑(Uniswap)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지속적인 성장세…’에테나’ 약진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가총액은 올해 1,611억 달러(약 217조 4,850억 원)에 달하며, 거의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Tether)의 USDT와 서클(Circle)의 USDC가 약 9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앙화된 발행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선점 효과와 다양한 시장 통합 및 구성 가능성, 강력한 유동성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탈중앙화되고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틈새를 잘 활용한 디파이 프로토콜 ‘에테나(Ethena)’의 스테이블코인 USDe는 불과 몇 달 만에 2,730.4% 급등하며 시가총액 24억 달러(약 3조 2,400억 원)를 달성,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테나는 이더리움(ETH) 스테이킹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분배하는 스테이블코인 USDe를 발행한다. ‘합성 달러’라고도 불리는 에테나의 USDe 토큰은 Lido의 stETH 등 ETH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LST)을 담보 자산으로 사용하고, 파생상품 거래소에서 동등한 숏(공매도) ETH 무기한 선물 포지션과 결합하여 USDe의 1달러 가치를 유지하며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
예측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폴리마켓’ 주목
예측 시장은 투자자가 미래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의 일종이다. 규제 및 시장 적합한 제품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른 하위 부문에 비해 자본 및 거래량이 뒤처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규모의 도박 산업을 고려할 때, 분산형 예측 시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기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올해 예측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TVL은 연초 대비 57.7% 증가하여 사상 최고치인 5,510만 달러(약 744억원)를 기록했다.
폴리곤(Polygon)에 구축된 폴리마켓(Polymarket)은 현재 온체인 예측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연초 이후 월평균 거래량은 4,200만 달러(약 567억 원)를 넘어섰다(2023년에는 610만 달러). 또한,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3년 말 1,600명에서 현재 3,800명으로 증가했다.
폴리마켓은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탈중앙화 예측 시장 플랫폼이다. 스포츠, 정치, 대중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미래 사건을 예측할 수 있으며, 특히 정치 이벤트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시장에서는 5,000만 달러(약 675억원)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했다. 올해 선거에는 이미 1억 2,800만 달러(약 1,728억원) 이상이 베팅되었으며, 폴리마켓은 이러한 상황을 활용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