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거점으로 하는 자산운용사 21쉐어스는 27일, 비트코인(BTC)의 반감기가 시장과 마이너,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는 4월 20일경 예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채굴 보상은 현재 6.25 BTC에서 3.125 BTC로 절반 감소하게 된다. 보고서는 이번 반감기가 과거와는 다른 시장 역학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은 공급 축소에 따른 수요 증가로 최고가를 갱신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21쉐어스는 지난 3월 14일 기준 비트코인이 이미 사상 최고가를 넘은 상황에서, 이번 사이클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수요 측 요인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꼽았다. 2024년 1월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큰 투자 수요를 불러일으켰고, 3월 13일에는 하루 유입액이 10억 달러(약 1조 3300억원)를 넘었다. 그레이스케일을 제외한 9개 발행사는 두 달 만에 총 300억 달러(약 39조 9000억원) 이상의 운용 자산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 누적 순자금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 3000억원)에 달하며, 최근 14일간의 평균 일일 유입액은 약 1억 5000만 달러(약 1995억원), 이는 약 2500 BTC 규모로, 현재 일일 마이닝 공급량(900 BTC)의 약 3배에 해당한다. 반감기 이후에는 공급량(450 BTC)의 약 5.5배가 된다.
ETF가 보유한 총 비트코인 물량은 약 40만 BTC로, 이는 반감기 이후 연간 채굴 공급량(약 16만 4000 BTC)의 240%에 해당한다.
또한, 미국 ETF 시장 규모는 7조 달러(약 9400조원)에 달하며, 보고서는 공인 투자 어드바이저들이 관리 중인 자산 규모가 114조 달러(약 15경 3000조원)라고 설명했다. 이들 투자기관이 비트코인에 1%만 배분해도 막대한 자금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축소는 더욱 큰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재 약 230만 BTC로,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55일 이상 보유된 장기 보유 물량은 지난해 12월 약 1490만 BTC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약간 감소했으나, 여전히 전체 유통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21쉐어스는 이 같은 유동성 축소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 정책도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40~50%로 보고 있으며, 금리 인하 시 주식이나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1000 BTC 이상을 보유한 대규모 투자자(고래)들이 상승장 속에서도 매도에 나서지 않고 있어,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공급 축소, 유입 자금 증가, 유동성 부족, 금리 인하 기대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 시장이 강세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