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회계·컨설팅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2023년 가상자산 규제 동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주요 규제 진전을 강조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점진적으로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규제 정비로 신뢰 회복 기대
PwC 미국의 웹3·디지털 자산 책임자인 매트 블루멘펠드는 “지난 1년간의 규제 및 법적 틀 정비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며, 2024년에는 명확한 규제 지침이 생태계 안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 MiCAR 규제로 선제 대응
보고서는 유럽연합이 2023년 6월 승인한 **암호화폐 자산 시장 규제(MiCAR)**를 주요 진전 사례로 꼽았다. MiCAR는 EU 회원국을 넘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2024년 7월부터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포함해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또한 43개국의 가상자산 규제 상황을 평가하고, 각국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별적으로 분석했다.
가상자산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24개국
PwC는 2024년 1월 기준으로 가상자산 규제 체계, 라이선스 및 등록 제도, 트래블 룰 준수, 스테이블 코인 규제 등 4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24개국을 선정했다.
해당 국가는 오스트리아, 바하마, 불가리아,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지브롤터,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몰타,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미비한 국가는 홍콩,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모리셔스로 나타났다. 홍콩은 2024년 중반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며, 싱가포르는 올해 8월 스테이블 코인 규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UAE는 아직 규제 프레임워크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영국·캐나다, 규제 정비 지연
PwC는 미국, 영국, 캐나다가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디지털 자산 라이선스 및 등록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법원 판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 규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도 포괄적인 규제 체계가 미비해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규제 불확실성 지속
미국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2024년 시가총액이 1,310억 달러(약 170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 명확화 법안’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은행의 스테이블 코인 취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FRB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법안 통과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