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손실 31조 원 반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 증가
- 보험 수익 호조·현금 보유액 210조 원… 방어적 재무 구조 유지
미국 대형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사 보유 주식 가치 하락에 따라 2024년 4분기(현지시간 기준)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로이터가 4일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해당 분기 동안 총 127억 7000만 달러(약 17조 133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억 달러(약 3조 752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손실은 보유 주식 평가 손실 235억 달러(약 31조 4900억 원)가 반영된 결과다. 손실의 대부분은 애플 주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애플은 해당 분기 약 12% 하락했다. 현재 버크셔는 약 1,776억 달러(약 238조 240억 원) 규모의 애플 지분을 보유 중이다.
회계 기준 상 보유 주식의 시세 변동은 실현 손익과 관계없이 순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에, 버크셔의 순이익은 분기마다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워런 버핏은 “실제로 매도하지 않는 한 해당 변동은 의미가 없다”며 애플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보험 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은 큰 폭 상승
버크셔의 영업이익은 107억 6000만 달러(약 14조 414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이는 보험 자회사 가이코(Geico)를 포함한 보험 운영 부문 수익 증가 덕분이다. 해당 부문은 전년 대비 48억 9000만 달러(약 6조 5556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가이코는 최근 자동차 사고 감소, 허리케인 피해 감소 등의 외부 환경에 힘입어 자동차 보험 및 재보험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한 27억 달러(약 3조 6180억 원) 손실과 대비된다.
버크셔는 또한 미국 국채 투자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률 상승 효과를 누리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의 강점을 입증했다.
210조 원 현금 보유, 대규모 인수 여력 확보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572억 달러(약 210조 6080억 원)에 달하며, 이는 분기 중 매입한 주식보다 53억 달러(약 7조 1020억 원)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현금 규모는 향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충분한 여력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버크셔는 인플레이션, 고금리,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시장 변수 속에서도 신중한 투자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재·부동산 부문은 여전히 도전 과제
한편, 철도 자회사 BNSF의 소비재 운송량 감소와 부동산 중개 및 건설 부문 둔화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택 수요 감소는 Forest River RV 및 Fruit of the Loom 의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에드워드 존스의 애널리스트 짐 섀너핸은 “소비재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버크셔의 전반적인 실적은 기대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CFRA 리서치의 캐시 세이퍼트도 “소비재 기업들이 비용 부담과 수요 둔화에 직면해 있다”며, 해당 부문 약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버핏의 철학 ‘현금은 쓰레기가 아니다’
버핏의 “현금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철학은 이번 분기 실적과 막대한 현금 보유를 통해 다시 한 번 조명되고 있다. 신중한 투자 전략과 견고한 재무 구조는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가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는 배경이 되고 있다.
버핏은 1965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왔으며,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순자산은 1,175억 달러로 세계 부호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