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 상장 후 폭등했던 주가, 99% 급락…“거품 빠지는 중”
미국 전기 트럭 제조사 로드스타운 모터스가 파산을 신청하며 팬데믹 시기 급부상한 전기차 스타트업 열풍이 막을 내리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파산 사례가 팬데믹 기간 투자 과열과 그 후유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로드스타운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자사 전기 트럭 ‘엔듀런스’를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했으며, 당시 주가는 435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023년 6월 기준 주가는 2.29달러로, 2021년 2월 고점 대비 99% 하락했다. 특히 27일 하루 동안 17% 하락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금난·통화 긴축 직격탄…시장 거품 붕괴 신호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로드스타운 역시 공매도 세력과 긴축적인 통화정책, 자금 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본 집약적인 사업 특성상 추가 자금 확보가 필수였으나, 공개시장에서 주식 추가 발행에 의존하면서 주가 하락은 가속화됐다.
시장 전략가 매트 말리(밀러 타박)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분야에서 일부 거품이 빠지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자금이 줄어든 지금, 그 흐름은 인공지능(AI)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드스타운은 나스닥의 주당 최소 요건인 1.00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역주식분할을 발표한 바 있다.
니콜라·루시드·리비안…신생 전기차 기업들의 엇갈린 행보
비슷한 시기 주목받았던 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 역시 상장 후 급등락을 반복했다. 피닉스를 본사로 둔 니콜라는 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한 이후 2020년 주가가 급등했으나, 11월 공매도 보고서 발표와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사임으로 급락했다.
니콜라는 최근 수소 연료전지 트럭 100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공급망 차질과 비용 상승 등으로 생산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루시드는 2023년 차량 인도 목표를 10,000~14,000대로 설정했으며, 현재 하루 약 38대 수준의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 비중은 유동주식의 25%에 달할 정도로 높아,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리비안은 체험형 매장 확대 전략을 통해 2021년 이후 약 3만대를 인도했고, 올해 5만대 출하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시작가가 7만3000달러에 달하는 트럭의 판매 확대는 쉽지 않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생산·판매 가능성과 유동성이 생존 관건”
CFRA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개럿 넬슨은 “전기차 스타트업의 생존 가능성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유리한 기업은 실제로 차량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충분한 유동성과 전략적 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2023년 4분기에 하루 평균 4,779대를 생산하며 업계 내 압도적인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신생 전기차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과 생존 전략이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