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인프라 확대
탈중앙 생태계 강조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의 역할을 금융 분야에 한정하지 말고, 프라이버시 보호 도구와 탈중앙 협업 체계, 개방형 기술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정부나 기업의 통제에 좌우되지 않는 기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부테린은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더리움을 단순한 금융 네트워크가 아니라, 사람들이 중앙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생태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이를 ‘피난처 기술’이라고 표현하며, 혼란이 큰 시기에 특정 주체가 디지털 공간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금융·행정·복지 시스템을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하자는 구상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부테린은 개발자들에게 지갑과 응용 서비스뿐 아니라 운영체제, 기기, 보안 구조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리네아 기반 탈중앙 거래소 이더렉스의 책임자인 트랜터는 부테린의 방향이 그동안 이더리움 재단이 추구해 온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보면서도, 기존 강점인 탈중앙 금융에 대한 집중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생활 보호가 충분히 보장되면 이용자 요구에 맞는 서비스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타이거리서치의 라이언 윤 수석 연구원은 금융 분야를 제외하면 크게 확산된 블록체인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기술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실제 쓰임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프라 업체 ‘개더 비욘드’ 설립자 피차펀 프라티파바니치는 이더리움이 처음부터 금융 전용으로 설계된 것은 아니었다며, 자본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금융이 먼저 성장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환경이 점점 중앙 집중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사생활과 자율성을 지키는 기술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라이즌털 시스템즈의 전략 책임자 댄 다디바요도 부테린의 제안은 방향 전환이 아니라 본래 목표에 가깝다며, 신원 확인과 소통, 협업을 위한 개방형 기술이 이더리움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갑과 기기, 운영체제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