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다시 주요 변수로
비트코인 하락
금 온스당 4700달러 또 신고가
지난 1월 1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8개국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까지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당시 비트코인은 약 3% 밀리며 9만2000달러(약 1억3500만원) 부근까지 내려갔으며, 현재는 91000달러선을 하회했다.
지난 2025년 10월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예고했을 당시에도 24시간 동안 레버리지 포지션 190억달러(약 28조원)가 청산됐고, 트레이더 160만명이 정리 매매를 겪었다.
관세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은 급락을 반복해 왔다.
한편 관세 부담이 미국 내부로 돌아온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 부담의 96%를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떠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율리안 힌츠 교수는 지난해 관세 수입 2000억달러(약 295조원)가 “거의 전부 미국인이 낸 돈”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해외 수출업자가 가격 인하 대신 물량 축소로 대응하면서 관세가 사실상 미국 내 소비세처럼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론적으로 관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비트코인 같은 하드머니 성격 자산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달랐다.
관세 발언 이후 금은 1.5% 오르며 온스당 4700달러를 기록했고, 한때 468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은도 4.4% 뛰어 온스당 94달러를 넘어섰다. 금은 2025년에만 64% 이상 오른 데 이어 2026년 초에도 8%가량 상승하며 관세 이슈를 계기로 상승세를 더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관세 뉴스마다 밀렸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금과 다른 성격을 지닌 자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 충격에 대해 안전자산보다는 주식과 유사한 위험자산처럼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시점 S&P500 선물은 0.7%, 나스닥 선물은 1.0% 하락했다.
향후 변수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관세 강화를 시사했고, 유럽연합은 ‘대응 조치’를 거론하며 보복 관세 규모는 930억유로(약 160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유럽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채권과 주식 약 8조달러(약 1경1760조원)에 주목했다. 서방 동맹의 지정학적 안정성이 훼손될 경우 유럽이 미국의 최대 채권자 역할을 계속할지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유럽 자본이 미국 자산을 매각한다면 관세 자체보다 시장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환경에서 가상화폐 시장은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관세 발언이 나올 때마다 단기 하락이 반복될 수 있고, 관세 부담이 물가를 끌어올리면 미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금리를 유지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관세 정책은 가상화폐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시장 심리와 거시 환경을 통해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