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영국 가상자산 거래소 통해 10억달러 이동

제재 회피 목적
트론 기반 USDT 사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영국에 등록된 가상자산 거래소 두 곳을 이용해 2023년 이후 약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업체 TRM랩스는 영국 등록 거래소 Zedcex와 Zedxion을 통해 IRGC 관련 지갑과 해외 중개자, 이란 내 가상자산 사업자 사이에서 대규모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TRM랩스는 영국의 두 거래소가 브랜드만 다른 사실상 동일한 운영체계라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거래량의 56%가 IRGC 연계 거래였으며, 대부분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USDT를 트론 네트워크에서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IRGC 관련 거래 규모는 2023년 2400만달러(약 346억원)에서 2024년 6억1900만달러(약 8914억원), 2025년 4억1000만달러(약 5904억원)로 확대됐다.

TRM랩스는 이란이 단발성 가상자산 활용을 넘어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한 전용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에서 이란 경제 제재 업무를 담당했던 미아드 말레키는 워싱턴포스트에 “2년간 10억달러 규모가 이동했으며, 디지털 화폐가 이란의 비공식 금융 네트워크에서 하나의 통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IRGC는 이란 핵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미국과 서방의 광범위한 제재 대상이며,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하마스와 후티, 헤즈볼라에 대한 재정 지원도 이어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또한 최근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군함 등 무기 판매 대금으로 가상자산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RM랩스는 거래소 내부 지갑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소액 입출금을 진행했고,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해 IRGC 통제 지갑으로 지정한 187개 주소의 흐름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IRGC 지갑에서 예멘 국적 인물이 관리하는 주소로 1000만달러(약 144억원)가 이체된 거래가 확인됐으며, 해당 인물은 2021년 이란산 연료 밀수로 후티를 지원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TRM랩스는 또 두 거래소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 시절 석유 제재 회피를 도왔던 사업가 바박 잔자니와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잔자니는 횡령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된 뒤 최근 석방됐다.

영국 Zedcex, Zedxion 두 거래소는 웹사이트에서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Zedcex는 이란을 제한 국가로 명시한 반면 Zedxion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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