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160조원 규모 해외 코인 거래소로 유출

해외 거래소로 이동
수수료 수익도 해외로

국내 디지털자산 투자자 자금 약 160조원이 2025년 한 해 동안 해외 중앙화 거래소(CEX)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됐다.

2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높은 참여도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프리마켓·스테이킹 등 투자 기회 격차로 수익과 유동성이 해외로 이전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드문 가상자산 투자 참여가 높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자산 투자자는 1000만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한다. 카이코 데이터 기준 원화 기반으로한 디지털자산 거래 규모는 글로벌 법정통화 중 달러와 맞먹거나 이를 웃돌 때도 있다.

그러나 거래 장소는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업비트·빗썸 등 국내 거래소 이용은 줄고, 바이낸스·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 이용이 늘고 있다.

2025년 1~9월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자금은 약 124조원으로 2023년 대비 약 3배로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자산 이동과 함께 수수료 수익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2025년 한국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 지급한 수수료를 약 4조7700억원으로 추산했다. 거래소별로는 바이낸스 약 2조7300억원, 바이비트 1조1200억원, OKX 5800억원, 비트겟 2700억원, 후오비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국내 상위 5개 거래소 영업수익 합계 1조7800억원의 약 2.7배다.

한편 코인게코는 자산 이동의 핵심 배경으로 투자 기회 비대칭을 꼽았다. 국내 거래소는 규제로 인해 현물 거래에 한정되지만, 해외 거래소는 레버리지 파생상품과 프리마켓 거래를 제공한다. 국내 시장은 알트코인 비중이 70~80%로 글로벌 평균을 크게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토큰발행(TGE) 직후 고점 형성 후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 상장 시점에는 이미 해외에서 상승이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먼저 해외에서 매수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 거래소는 선물 상장 속도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실물 보유가 필요 없는 선물 상품 특성상 신속한 상장이 가능해 2025년 바이낸스는 약 230개 선물 계약을 상장했다. 현물 상장 대비 8.5배 수준으로 해외 일부 거래소들은 TGE 이전 거래가 가능한 프리마켓도 운영한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미인가 해외 거래소 차단은 우회 경로를 낳을 수 있고,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2025년 상반기 메타마스크 등 개인 지갑으로 이동한 자금만 약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도 거래량과 유동성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투자자 보호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유연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요 국가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시장도 관리 가능한 범위 내 혁신을 허용하지 않으면 자금과 수익 구조의 해외 이전이 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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