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기 보유자 매도 지속…블룸버그 “시장 흡수력 약화”

비트코인 공급량 – K33 리서치/블룸버그

장기 보유 물량 재유통
ETF 수요 둔화
BTC 매도 압력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18일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약 1억8520만원)를 기록한 뒤 두 달여 만에 약 30% 하락했으며, 수년간 장기 보유된 물량이 빠른 속도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록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2년 이상 이동하지 않았던 비트코인 물량은 2023년 초 이후 160만개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 약 1400억달러(약 207조원) 규모다.

K33리서치는 이를 장기 보유자들의 지속적인 매도로 해석했다.

2025년 들어서만 1년 이상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약 3000억달러(약 441조원)어치가 다시 유통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지난 30일간 장기 보유자 분배 규모가 5년여 만에 가장 큰 수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에르고니아의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뉴하우스는 “얇은 매수 호가 속에서 현물 매도가 이어지며 서서히 가격이 밀리는 국면”이라며 “레버리지 청산으로 인한 급락보다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같은 매도 물량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가상자산 투자사들의 수요에 흡수됐다. 그러나 최근 ETF 자금 흐름은 순유출로 전환됐고, 파생상품 거래량과 개인 투자자 참여도 줄었다. 같은 공급이 더 약해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락 압력은 10월 11일 이후 두드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 이후 하루 동안 약 190억달러(약 27조9300억원)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일 레버리지 청산으로 집계됐다. 이후 파생상품 시장 참여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힘입어 9만달러(약 1억3230만원)까지 반등했으나 곧 다시 약세로 돌아서며 8만6000달러(약 1억3000만원)까지 2.5% 하락했다.

K33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베틀 룬데는 “미국 ETF와 재무 수요가 깊은 유동성을 제공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이 10만달러 가격에서 차익을 실현했고, 소유 집중도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나타난 장기 보유 물량 재유통 규모가 2017년 이후 두 번째, 세 번째로 크다고 밝혔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과 무기한 선물의 미결제약정은 10월 급락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베이시스 거래도 헤지펀드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다만 룬데는 장기 보유자 매도가 마무리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2년간 전체 비트코인 공급의 약 20%가 재유통됐다”며 “2026년에는 초기 투자자 매도가 잦아들고, 기관 참여 확대로 순매수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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