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가상자산 은행 규제 지침 철회

2023년 지침 폐기
표준 감독 절차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상자산 관련 은행 활동에 적용해 온 제한적 규제 지침을 철회했다.

FRB가 17일(현지시간) 2023년에 발표한 정책 성명을 폐기하고, 감독 대상 은행의 책임 있는 혁신을 촉진하는 새로운 정책 성명을 발표했다.

기존 지침은 가상자산을 다루는 주(州) 회원은행에 대해 사전 통지, 감독상 ‘이의 없음’ 절차, 전용 감독 프로그램 등을 요구하며 다른 은행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 왔다. FRB는 금융 시스템과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진전되면서 해당 지침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셸 보우먼 FRB 감독 담당 부의장은 “신기술은 은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은행 부문이 안전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가상자산 관련 은행 업무는 별도의 특별 규제 체계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은행 감독 절차를 적용받게 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을 취급하려는 은행의 규제 부담이 완화되고, 내부 통제와 위험 관리가 충분한 기관은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FRB와 지역 연방은행은 자금세탁 방지, 운영 안정성, 재무 건전성 등 위험 평가를 근거로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을 유지한다. 디지털 자산 특화 은행 커스터디아(Custodia)에 대한 마스터 계좌 부여 거부도 최근 법원 판결에서 정당하다고 인정됐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점진적으로 수용하되,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사업 모델에는 여전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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