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점 매수 물량 매도 압력
미실현 손실 확대
유동성 위축 속 방향성 탐색
비트코인이 최근 박스권 하단을 향해 점진적으로 내려가며, 시세가 소폭 반등할 때마다 매도 물량이 출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3일 보도했다.
10월 초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상승 시도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여러 지표가 ‘완만한 약세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입은 제한적인 반면, 대형 보유자들의 지속적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이 ‘일정 범위에 갇힌 상태’에 머무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미실현 손실이 누적돼 시장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상대적 미실현 손실 비율은 4.4%로 뛰어올라, 지난 2년간 대부분 2% 아래에 머물던 비율이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시장 분위기가 낙관에서 ‘높은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외환·파생상품 중개사 FX프로의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가상자산 시장이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으며,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새로운 매도세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13일 한때 3.6% 하락한 8만9502달러(약 1억3200만원)를 기록했다. 10월 6일 기록한 약 12만6000달러(약 1억8520만원)의 사상 최고가 이후 하락률은 약 30%에 달한다.
최근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약세를 보이면서도, 이들이 반등할 때는 동반 상승하지 못해 기존의 상관관계가 약화된 모습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부족하고 위험 선호가 약화된 시장 환경이 가상자산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글래스노드는 연말을 앞두고 내재 변동성이 이미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통상적으로 연중 마지막 주요 거시 이벤트 이후 변동성 압축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12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계기로 매파적 변수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옵션 시장에서 감마 매도자가 다시 등장해 변동성 축소가 가속되고, 시장이 저유동성의 평균회귀 국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성자나 대형 기관투자자인 감마 매도자는 옵션을 매도해 기초자산 가격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때 수익을 얻는 대신, 급격한 가격 변동 시 손실 위험이 커지는 특성을 지닌다.
가상자산 거래업체 GSR의 트레이더 미치 갤러는 거시 환경이 최근 가상자산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연방준비제도 관련 정보 접근이 제한되고, 정책 경로와 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투자 심리가 ‘강하게 부정적’인 만큼 연말로 갈수록 반등 여지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자산 분석업체 BRN의 리서치 총괄 티모시 미저는 현재 시장의 안정세가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유동성이 얇고 상장지수펀드 흐름이 엇갈리면서, 가상자산 업계 전반이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