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조정에 스탠다드차타드·번스타인 목표가 하향 “장기 상승 전망은 유지”

“단기 목표가 조정”
“DAT 기관 수요 둔화 반영”
“ETF 흐름 부담”

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가 최근 비트코인 하락세를 반영해 연말과 중기 목표가를 크게 낮췄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다만 장기 상승 전망은 유지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급감하고 ETF 자금 유입도 약해지면서 전망을 수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이 2026년 말 15만달러(약 2억205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 30만달러에서 절반으로 낮춘 것이다. 장기 목표가 50만달러는 2028년에서 2030년으로 미뤘다.

번스타인도 단기 전망을 낮췄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이 내년 말 15만달러에 도달하고 2027년 말에는 20만달러 수준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조정 국면을 감안해 올해 20만달러 고점 전망은 철회했지만, 과거 4년 주기의 전형적 패턴을 벗어난 장기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10월 고점인 12만6000달러 대비 약 30% 하락했고 기관 매수세도 둔화했다. 비트코인 ETF에서 지난 6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10일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3.5% 오르며 9만4400달러를 넘어섰고 3주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 제프리 켄드릭은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처럼 활용해 매입해온 디지털자산기업(DAT)의 구매 여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켄드릭은 ETF 자금이 간헐적으로 재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며 가격이 급락하기보다 박스권 정체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TF도 부담 요인이다. 블랙록의 IBIT는 11월 약 23억달러(약 3조381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해 두 번째 월간 순유출로 규모는 전체 자산의 약 3%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과거 급락 이후 강하게 반등해온 점을 고려하면 장기 보유 전략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3분의 1 가까이 조정됐음에도 12개 현물 ETF의 순유출 규모가 전체 자산의 5% 미만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기관 자금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매도 압력을 흡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는 현물 비트코인 ETF 자산의 약 4분의 3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관 비중은 2024년 말 20%에서 28%로 상승했다.

번스타인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2033년 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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