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위 은행 VTB, 내년 가상자산 현물 거래 추진

러시아 첫 은행 현물거래
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

러시아 자산 기준 2위 대형 금융기관 VTB은행이 내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현물 거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경제매체 RBK(РБК)가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금융권 가운데 처음으로 현물 인도 방식의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추진한다.

RBK에 따르면, 안드레이 야츠코프 VTB 브로커리지 총괄은 인터뷰에서 투자자 포트폴리오가 130만달러(약 19억원) 이상이거나 연소득 65만달러(약 9억원) 이상인 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시범 운영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VTB은행은 시총 약 2500억달러(약 367조원), 총자산 4100억달러(약 602조원) 규모로, 글로벌 추세와 고객 관심 증가에 따라 가상자산 분야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10월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사업 진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23~2024년 중국·인도와 연계된 연간 1920억달러(약 282조2400억원) 규모의 원유 거래 과정에서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가상자산 사용이 늘었다. 2022년 이후 제재가 강화되며 가상자산에 대한 러시아 정부 태도도 완화되고 있다. 다만 야츠코프 총괄은 일반 대중의 투자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10월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TASS)에 따르면, 재무차관 이반 체베스코프는 약 2000만명의 러시아인이 다양한 용도로 가상자산을 이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 전체 인구는 약 1억4600만명 수준이다.

국제적으로는 스탠다드차타드가 7월 기관투자자 대상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거래를 시작했으며, 스페인 BBVA·산탄데르, 리히텐슈타인 은행 프릭, 싱가포르 DBS 등 일부 은행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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