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와이즈 “AI 버블 붕괴·미 가상자산 규제 후퇴 땐 비트코인 약세장 온다”

“AI 거품 붕괴·미국 규제 후퇴 리스크”
“2026년 美 중간선거전 규제 완비돼야”
“규제 후퇴 확률 20%” 전망

가상자산 시장 전문 매체 DL뉴스에 따르면, 비트와이즈는 3일(현지시간) 투자자 대상 프레젠테이션에서 인공지능(AI) 주식 버블 붕괴와 미국 가상자산 규제 후퇴를 비트코인(BTC) 새 약세장을 불러올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9만3000달러선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 두 달 동안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며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트 하우건과 유럽 리서치 총괄 안드레 드라고시는 비트코인이 다시 깊은 약세 국면으로 밀려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두 가지 시나리오를 꼽았다. 하나는 AI 성장주 시세 붕괴라는 거시 충격이고, 다른 하나는 워싱턴DC에서의 규제 후퇴다.

하우건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미국 규제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다루는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고, 2026년 중간선거 전에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그동안의 규제 진전이 되돌려질 위험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건은 미국 가상자산 규제 진전이 2026년 중가선거 이전에 되레 후퇴할 가능성을 20%로 추산했다.

드라고시는 AI 관련 주식에 대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기대가 반영된 것은 맞지만, 정량적인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보면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버블이 꺼질 경우 성장주 전반이 충격을 받으면서, 고성장 기술주와 보조를 맞춰 움직여 온 비트코인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대표주가 이번 분기 초 급락했을 때 비트코인도 10월 고점 대비 30% 넘게 밀린 바 있다.

비트와이즈는 AI와 가상자산이 모두 ‘변화 기술’에 베팅하는 동일 투자자층을 끌어들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같은 자금이 AI 성장주와 가상자산 시장에서 동시에 빠져나가면서 양쪽 자산이 동시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비트와이즈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을 포함한 친가상자산 법안들이 진전을 보였지만, 그 흐름이 멈추거나 되돌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가상자산 자산군을 정의하고 감독 기관 역할을 나누는 내용을 담은 클래리티법도 내년으로 논의가 미뤄진 상태다. 공화당 상원의원 팀 스콧은 11월 중순 발언에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자산 중심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아 시간을 끌고 있다”고 말하며 정치적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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